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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후보 밀어주기 행사로 물의
지난 11월 26일 화요일 오후 6시 부산 크라운호텔에서는 이상한 행사가 벌어졌다. 월간조선 조갑제 사장의 ‘한반도의 대전환과 기독교인의 자세’라는 제목의 강연이 있었다. 하지만 이 행사는 주최측이 없고 행사비용도 서울의 S변호사로 알려진 한 인사의 자비로 개최된 초청강연이었다. 부산이 연고도 아닌 서울의 S변호사가 왜 자비를 들여 강연회를 준비했는지 조갑제 사장의 강연을 듣고 그 이유를 짐작 할 수 있었다.
20여분 늦게 도착한 조 사장의 강연 ‘한반도의 대전환과 기독교인의 자세’는 한마디로 특정후보 밀어주기 강연이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한국의 진로를 설정하는 이때에 국가를 위해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것을 당부하며,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에 대해 비교 강연을 시작했다.
조갑제 사장의 강연내용 중점은 ‘대북정책’이었다. 노 후보는 김대중 정권을 이은 햇볕정책을 펼칠 것이며 이 후보는 현금지원을 하지 않는 대신 그간의 햇볕정책으로 얻어진 이점을 활용해 북한과의 교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체제가 바뀔 수 있는냐, 그렇지 않고 지난 정책을 이어 가느냐, 즉 개혁이냐 반개혁이냐가 중점이며 북한의 핵개발은 절대 막아야 하고, 따라서 한국이 계속해서 지원을 한다면 우리에게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나아가 전세계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노무현이 되면 안된다는 특정후보 지지 발언을 한 것이다. 참석한 한 교계인사도 “특정후보 찍어달라는 소리와 다를바 없다”고 말하면서 이번행사의 의미를 “정치적 목적의 행사”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신우회나 후원회가 주최하는 공식적인 행사가 아닌 이번 행사는 부산기독교협의회 산하 ‘회관건립 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행사로 인식되어 졌다. 이번행사에 깊이 관여한 P장로의 경우 “이번 행사는 회관건립위원회가 공식출범하는 행사며 회관건립의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첫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초청강연회 순서를 보더라도 회관건립위원장인 석준복 목사가 사회를, 기독교협의회 총무가 기도, 축도에 서봉덕 현 회장이 배치되어 누가 보더라도 협의회나 협의회 산하 회관건립 위원회가 추진하는 행사로 오해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회관건립위원장 석준복 목사는 “회관건립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행사다. 나는 다만 사회를 봐달라는 요청을 받고 갔을 뿐이다”며 “협의회 회장님이 축도하고 전직회장인 내가 사회를 봐야 된다는 요청에 승낙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처음 회관건립추진위원회 행사라고 밝힌 P장로도 행사 뒤 “처음에는 회관건립을 위한 행사로 진행할려고 했는데 일이 복잡하게 되어 그냥 단순한 강연회로 진행됐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참석한 사람들과 행사진행 순서에 포함된 관계자들까지도 서울의 S변호사가 누군지 그리고 왜 식사비를 부담했는지 알수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마친 후에는 영남 목사, 장로 행사에 남은 냉동 생선박스를 선물로 주었다.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이 시점에 정치적 성향을 띤 행사를 주최한 실체가 과연 누구이며 어떠한 경로로 이행사가 개최되어졌는지 의문으로 남고 있다.
/특별공동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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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1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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