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능력을 소지한 원장이 필요하다’ 12월 3일 원장선임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이사장 김영동 목사)가 아직도 고신의료원(복음병원) 원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어 고신의료원이 계속 선장 없이 표류하고 있으며, 1300여명의 직원들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염화용 의학부장이 의료원장직을 대행하고 있으나 의료원장으로 선임된다는 보장이 없어 지도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의학부장실로 돌아갔고 의사들과 간호부, 그리고 노조들의 갈등이 표출되는가 하면, 강 동길 행정 처장은 사표를 내 놓은 상태에서 징계설이 나돌고 있고, 황 창기 총장은 교육인적자원부의 감사 이후 이사장과 이사회 위에 군림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이사장과 총장의 갈등이 증폭되는 등 고신의료원 정상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신동 교수 원장직 거절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김영동 이사장은 최근 교육부의 승인을 받은 새로운 정관에 따라 총장에게 의료원장 후보를 제청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동시에 이사장은 병원의 위기를 타개해 나가기 위해서 교육부 감사 직전까지 고신의료원과 김해복음병원을 무난히 운영해 온 경력과 지도력이 있는 김재도 교수를 제청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총장의 지시를 받는 고신대학교 인사위원회(위원장 홍영대 부총장)는 김재도 교수의 추천을 부결시켰다. 한편 고신의료원 의사회는 안과 김신동 교수(전 의학부장)를 의료원장 단일 후보로 총장에게 천거하였고 총장은 김교수를 이사회에 제청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구자영 교수는 자신을 의료원장 후보로 제청해 주지 않는 총장에게 불만을 표출하였고, 직전 이사장 강규찬 목사도 총장에게 “그냥 두지 않겠다”며 결별을 선언하였다는 소리들이 들리고 있다.
김재도 교수를 원장으로 선임하고 싶은 이사장은 총장의 강력한 제동 때문에 단일 후보로 천거된 김신동 교수를 이사회 본 회의에 상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매번 이사회로 모일 때마다 사소한 안건을 두고도 3시간에서 5시간씩 질질 끌게 되는 이사회에 지치고 김이 빠진 이사들이 15명 정수 중 7명밖에 남지 않아 이사회 성수가 되지 않을 뻔 했으나 김명석 목사가 하호영 장로에게 표결권을 위임해 줌에 따라 이사회는 김신동 교수를 의료원장으로 간신히 선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의료원장으로 선임된 김교수는 의료원장직을 강력하게 고사하고 있어 의료원장 선임 건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본인이 의료원장직을 맡고 싶어 이사들을 찾아다닌 것으로 소문이 난 김 모 교수는 의사들은 물론 이사들로부터도 원장직에는 턱없이 자격이 모자라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김 재도 전 원장은 박 영훈 명예원장의 계열이라는 이유로 황총장이 제청을 하지 않고 있으며, 4개월만에 원장직에서 물러난 구자영 교수는 총회의 정서와 노조들의 반대로 등용할 수 없는 형편이니 선장 없는 고신의료원이 언제까지 표류해야 할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사장 위에 군림하는 총장
모든 사학의 총장은 학교법인 이사장의 뜻을 헤아리면서 총장으로서의 직무를 감당하는 것이 총장으로서의 지켜야 할 마땅한 도리이다. 만약 총장의 뜻이 이사장의 뜻과 맞지 않으면 총장이 자진해서 사임하거나 해임 당하는 것이 사학의 운영 관례이다. 그러나 최근 교육부 감사 이후 총장의 권한이 강화됨과 동시에 개혁파의 힘을 등에 없고 있는 총장은 이사장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곳의 지시를 받으면서 이사장과 대결하고 있고, 심지어는 이사장과 이사회 위에 군림하는 행동을 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서 이사장은 물론 많은 이사들이 총장을 못 마땅해 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의료원장 선임과 관련하여 총장이 다른 곳의 지시를 받으면서 자기 고집을 너무 강하게 내 세우고 있어서 이사장의 심기가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라는 소리들이 공공연히 들리고 있다. 이러다가 총장이 임기를 채울 수 있겠느냐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차제에 이미 본보가 보도한 고신의료원 암센터 보수 공사 의혹과 관련하여 이사회 조사위원회(이종영, 정근두, 윤희구, 조형기)가 구성되어 발동됨에 따라, 편법으로 대학교회를 담임하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이라면총장에게도 이중직과 관련한 불똥이 튀지 않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으나 조사위원회의 인적구성상 총장을 지원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책임은 회피하고 권리만 주장??
이사장과 일부 이사들이 총장에 대해서 못 마땅해 하는 이유는 교육부 특감 이후 총장의 권한은 대폭 강화된 반면, 이사회는 소위원회가 없어지는 등 이사회의 권한과 기능은 대폭 축소되어 지금까지 막강한 힘을 행사하던 이사회가 이제는 단순히 총장을 선출하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이사들 중에는 이제 이사들이 할 일이 무엇 있느냐고 불평을 터뜨리고 있으며 심지어 이사 최수환 장로는 이사들이 할 일이 없으니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과대학의 교직원들은 의료원 파업으로 말미암아 봉급을 제때에 지불 받지 못하게 되자 총장에게 봉급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영도의 고신대학교, 천안의 고려신학대학원, 그리고 송도의 의료원이 교육부와 관련되는 주요한 사안들을 제외하고는 제 각기 비교적 독립적인 경영을 해 왔다. 그러나 황 총장이 들어선 후, 특히 교육부 감사를 빌미로 세 기관을 모두 총장 산하에 장악함에 따라 의과대학 교직원들이 총장에게 봉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총장은 의과대학의 교직원들 봉급은 종래와 같이 병원회계에서 교비회계로 전입금을 지불하여 의과대학에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하여 총장은 정관시행세칙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총장의 입장에 대하여 의과대학 교직원들은 금번 정관개정을 통하여 세 기관을 모두 총장 산하에 두었으면 당연히 재정적인 책임도 총장에게 있는데 정관시행세칙을 통해서 재정적인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것은 권리만 주장하고 권리에 수반되는 책임은 회피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분개하고 있다. 한편 영도와 천안의 교직원들은 물론 교단의 의식있는 많은 목회자들도 고신의료원이 재정적으로 위기를 맞게 되면 결국 영도의 대학본부는 물론 천안의 신학대학원에도 당연히 엄청난 어려움이 닥칠 것 아니냐는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와 이기주의
김해복음병원 문제와 더불어 의료원의 장기간 파업으로 인한 재정적 위기, 임금 체불, 그리고 의료원장 선임 지체 등으로 인하여 고신의료원의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의과대학 교수들은 의료원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하여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을 교수들에게 부여해 달라고 이사회에 요구하였다. 과장급 이상 직원들의 인사권은 지금까지 이사회 소관이었다. 그러나 교수들의 강력한 요구에 이사회는 인사권은 주되 징계 조항을 만들어서 해임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양보하였다. 하지만 간호부에 대한 인사권은 “부인도 남편이 마음대로 못하는데 병원에서 의사들이 간호사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느냐”고 반대하여 간호부에 대한 인사권은 포기하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김해복음병원의 막대한 어음이 돌아오자 위기를 느낀 이사장은 합병 결의 이틀만에 재론 동의도 없이 합병 철회 결정을 하였는데 이러한 번복은 구자영 원장 시절 10일만에 합병 철회를 한 전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졸속 행정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기획팀을 통해 전무후무한 일을 강행하였는데 그것은 의료공단에서 병원으로 지급하는 25 억원을 가압류한 일이다. 이에 대해 의료원 노조는 “교수들의 이러한 행위는 직원들도 하지 않는 일이며 교수들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상식을 넘어선 행동”이라고 분개하면서, 이제는 총장 직속이니 대학본부의 통장을 압류해야 한다는 소리들이 들리고 있어 고신의료원은 의료원장 선임 지연과 더불어 집단이기주의적인 행동의 돌출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강력한 지도력 필요
선장 없이 표류하고 있는 고신의료원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병원 경영에 능력이 있고 재정과 행정등 모든 면에서 병원을 장악할 수 있는 인물을 하루 빨리 원장으로 선임해야 한다. 동시에 병원과 의과대학의 경영과 운영은 병원 관계자들에게 맡겨주어야 한다. 아울러 부속병원 체제를 고수하면서 총장 중심 체제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보다 발전적인 의료원 체제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학도 살고 병원도 살게 된다. 의료원제도를 폐지하고 부속병원체제를 고수하려는 것은 한 특정 인물을 제거하기 위한 동기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은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박영훈 명예원장이 원장으로 봉직할 당시에는 병동을 건축하고 암 전문 병원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동시에 의과대학을 신설하는 등 발전지향적인 활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개혁파가 교단을 장악한 이후에는 병원이 발전하기는커녕 계속해서 분열과 갈등만 유발되고 있으며 부도위기라는 말까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파업이후 매월 90억원 이상의 외형수입이 60억원으로 줄어들어 3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년간 1000억원의 예산에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작금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 고신의료원은 지금 강력한 지도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목회자들은 목회 현장으로 돌아가고 병원 경영은 전문가들에게 맡겨 병원이 소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권리는 책임도 수반한다는 원리를 명심하면서 병원경영에 전문지식이 전혀없는 총장은 이사장의 뜻을 헤아려 고신의료원의 정상화에 최선을 다해야만 할 것이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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