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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이뤄진 미륵암 강제철거는 150여명의 미륵암 신도들의 강한반발로 초반부터 진통이 예상되었다. 철거노무자 440명, 경찰 2개중대(약600명)등이 철거에 동원되었지만 가스통과 신나를 준비한 미륵암신도들은 머리에 띠를 두르며 “우리를 죽이더라도 철거는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철거반이 현장에 다다르자 미륵암신도들은 입구를 차량으로 봉쇄하고 나이든 할머니들로 길목을 지키게 했다. 철거가 임박하자 답답해진 미륵암측이 협상을 요구해 왔다. 학교측 협상대표인 윤은조 장로와 미륵암측 대표, 경찰서장등은 미륵암 입구에서 1차 협상을 벌였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미륵암측은 철거반을 철수시킨다면 1년안에 미륵암을 자진 철거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당시 윤은조 장로는 “미륵암측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한마디로 모험 그자체다”고 말했다. 만약 미륵암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철거반을 동원할 비용이 다시 들것이며 지금까지 협상에서 보여온 미륵암의 모습에서 약속이행은 불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고신대는 95년 대법원 판결이후 미륵암이 자진철거토록 5차례나 협상을 벌였지만 학교측이 이사비용으로 제시한 2억원과 미륵암측이 이사비용으로 요구한 12억원의 차이만 확인하는 협상자리가 됐으며 미륵암 철거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학생들의 철거시위도 한편으로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고신대 총학생회는 2001년 2월부터 미륵암 철거 촉구를 위한 시위를 가졌었고 영도구청 방문과 항의시위등으로 고신대가 학생들의 요구를 어떻게든 충족시켜야 할 입장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미륵암에 대한 강한 불신감이 협상을 결렬하게 만들었다. 미륵암측은 지난 5차례의 협상진행가운데 뒤에서는 미륵암 철거를 막아달라고 법조브로커에게 로비를 벌여 1억3천만원의 사기를 당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협상이 결렬되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후 철거반이 미륵암의 1차 저지선을 뚫고 2차 저지선으로 들어갈 무렵 2차 협상이 벌여졌다. 철거반의 규모를 보고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 미륵암측이 답답한 가운데 2차 협상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협상은 원점을 반복하며 협상은 곧 결렬되었으며 철거반은 할머니들로 구성된 2차 저지선을 뚫고 미륵암 암자로 진입했다. 진입과정에서 신나가 뿌려지고 미륵암 주지는 “나혼자 죽겠다”며 나이터를 들고 가스통에가서 자살을 기도했다. 다행히 주위의 만류로 큰 소란은 없었으나 사찰주위로 가스냄새가 진동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여지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각 공중파 방송사와 일간지 기자, 그리고 불교신문 기자등 취재진이 북새통을 이뤘는데 일반취재진은 묵묵히 취재를 벌인반면 불교신문 기자들은 경찰들과 철거반에게 욕을 하고 마치 미륵암 신도처럼 흥분하면서 취재를 벌였다. 그리고 신도들에게 철거반이 어느쪽으로 진입한다는 정보와 “철거반이 할머니를 폭행했다”며 “기독교는 노인도 공경할 줄 모르는 종교단체냐”며 마치 종교분쟁처럼 상황을 몰아갔다.
이때쯤 부산종교평화회의 불교계대표로 있던 정각스님(미룡사 주지)의 중재로 학교측과 미륵암측이 또다시 협상을 벌였다. 이미 요사채 2동이 철거되었고 법당쪽으로 철거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미륵암측은 “1년안에 무조건 이전하겠다”며 손을 들었다. 대신 법당과 청동미륵불은 철거하지 않도록 요구했다. 학교측도 법당과 미륵불을 철거한다면 종교분쟁으로 비화될까 걱정하던차에 미륵암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여 결국 오후 4시20분경 철거반을 철거시켰다.
이번 철거는 고신대가 그동안 수차례 협상과 타협을 시도했지만 미륵암측의 안이한 태도로 인해 벌여졌다. 처음 2억원의 이사비용을 제시하고 자진이전을 요구했지만 “12억이 아니면 절대 이전할 수 없다”고 강하게 버텨온 미륵암의 무지의 결과다. 고신대는 현재 제3강의동 건축을 시작했다. 제3강의동 공사는 미륵암 진입로를 포함하고 있다. 더 이상 기다려줄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고신대의 결정이었다.
반대로 암자 터위에 불법 교회를 짓는다며 이를 수용할 불교인이 있겠는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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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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