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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교단과 청소년 사랑으로 헌신
제1회 유관순상 수상자로 선정된 조수옥 권사를 2002년 3월5일 인애복지재단에서 만나보았다. 우리나이 89세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했던 그는 한평생 고아들을 위해 살아온 사람처럼 아이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고신교단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는 1940년 신사참배를 강요한 일제에 항거하다 북부산 경찰서에 붙잡혀 옥살이를 치뤘다. 당시 신사참배 ‘거부’를 가장 많이 했던 평양지역으로 이송되어 5년동안 감옥에 갖혀 있었지만 “목숨은 빼았겨도 신앙과 영혼을 빼앗길 수 없다”는 정신으로 옥살이를 무사히 이겨냈다. 힘든 옥살이였지만 조권사는 이 옥살이마져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내 운명은 옥살이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옥살이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여기에 없었을 것입니다”고 전한다. 그가 옥살이하던 어느날 18세의 청소년이 감옥을 7번이나 수감되는 모습을 보고 “왜 감옥에 오느냐”고 묻자 그 청소년은 “밖에는 먹을것이 없어서요”라는 한마디를 듣고 “하나님이 나를 고아들을 돌보는데 쓰실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45년 8월17일 사형집행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이틀전인 8월15일 조국의 광복을 맞이하여 출감한 그는 46년 사재를 털어 마산에서 사회복지법인 ‘인애원’을 설립해 전쟁고아와 불우 청소년을 보살펴 왔다. 이 인애원을 거쳐간 고아들만 해도 1,80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조수옥 권사의 고신교단 사랑은 남다르다. 같이 신앙순결을 지켰던 한상동 목사님을 신앙의 아버지로 섬기면서 늘 신앙순결을 지켜온 고신교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타 교단에서 고신을 ‘분리주의자’ 또는 신앙의 정통성 문제등을 이야기 할 때도 그는 단호하게 “십계명을 어겨가며 정통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일축했으며 말씀데로 행동해 온 고신을 늘 사모하고 사랑했다.
89세의 나이에 꿈을 버리지 않았던 조수옥 권사는 생애 마지막으로 “기독교정신으로 올바른 교육을 하는 학교를 건립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기독교교육을 전해 사회가 변화하고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는 사회가 되도록 힘쓰고 싶다고 말했지만 이제 이 말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이 됐다.
건강의 비결을 “늘 감사하면서 사는것”이라며 각종 강연과 집회를 인도했던 그는 이제 우리곁을 떠났다. 청소년과 교단을 사랑하며 신앙의 순결을 지켰던 그는 분명 고신교단의 자랑이요 한국기독교의 자랑이다. 신앙의 순결을 지켰던 마지막 생존자였던 조수옥 권사.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만 그의 정신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지난번 만남에서 조수옥 권사가 남긴 이야기 한 토막이다. “강원도에 가면 바위틈에 솔나무들이 많습니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솔씨들이 그 자리에 앉아 큰 고목이 된 것입니다. 작은 솔씨 하나가 바위틈에서 큰 고목이 된다는 것이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 작은 솔씨도 자기 사명을 다하는데 지금의 우리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독인들이라면 희생을 해야 하는데 우리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고 남을 헐뜯고 남의 희생만을 강요합니다. 믿는 사람들은 죽음으로 말미암아 부활하는 사실을 왜 모르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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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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