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내 성폭력 심각”

한국교회 내의 성폭력 문제는 사회 성폭력 문제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그 심각성을 고려하여 교회의 사명을 다시금 깨우쳐 뇌수를 맑게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모든 교회가 그러한 문제점을 가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부 교회의 문제점이 심각함을 자각하여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기독교교회의회(KNCC) 실행위원회에서 지난 17일 여성위원회의 ‘성폭력극복과 예방을 위한 교회선언’의 안건이 받아들여짐으로 성폭력극복과 예방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나서고 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성폭력 상담소에서는 약 1,500 통의 상담전화가 들어온다고 한다. 이처럼 사회 속에서는 성폭력의 심각성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TV뉴스 등에서도 그 심각성으로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기존 한국문화의 남존여비와 가부장적인 모습이 교회 속에도 묻어 나오지만 이렇다할 성폭력 대처방안에 대하여 정체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상담사례에 의하면 강도사가 교회 내에서 맞선을 봐서 얼마 지나지 않아 혼전 잠자리를 요구하여 강제적인 성행위를 한 것, 또 다른 상담사례로 남편은 교회 지휘자이고 아내는 교회 집사인데, 지휘자가 외국 유학을 마치고 온 20세나 어린 나이의 반주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짐으로 반주자가 임신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후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유산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지휘자나 집사나 반주자가 숨기기만 하고 드러내기를 원치 않고 있다. 강도사의 애인 역시 마찬가지로 드러내길 원치 않고 있다.
과연 숨기기기만 하면 모든 문제는 덮어질 것인가? 이처럼 교회 내에서는 직책이나 직분 때문이라도 쉽게 들어낼 수 없는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현재 교회 내의 성폭력에 대한 점검이 요구되어지고 있다. 사회 내에 지난 94년 성폭력 특별법이 시행되고 98년에는 가정폭력방지법이 시행 되는등 여성인권신장의 형세가 나타나고 있고, 사회에서도 법으로 나서기 전에 성폭력 예방차원의 여러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교회 내에 숨은 비화들에 대하여 교회뿐만 아니라 교회 밖의 노회나 총회에서도 정책당국측의 대부분은 남성 목회자와 장로들이기에 쉽게 여성 성폭력에 관한 문제에 대하여 해결방안이 대두되기 어려웠으며, 실질적으로는 방관하는 차원이 많았다. 한 관계자는 “노회나 총회가 개인적인 차원의 사생활까지 관여하기는 힘들다”라며 노회나 총회가 교회 내의 성폭력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는 경우 외에는 사생활에 속하기 때문에 관여하기 힘든 현 실태를 전했다.
교회내 성폭력의 심각성은 다른 상담사례에 의하면 주일학교 교사가 주일학교 어린이를 성추행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는 여러 차례 있었으나 피해자 현황 조사가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어린 나이의 여자아이들은 고발을 하는 방법을 모르고, 또한 더욱 문제는 교회 내에서 부모들이 집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부모들은 이러한 사실을 밝히기가 어려워 결국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발생했다. 또 목사의 성폭행 사실은 실로 성도들을 경악케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며 지난 뉴스에서 방송한 한 목사가 두 명의 장애인 여성성도를 성폭행 한 일을 그러한 예로 생각하면 그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한 성폭력 전문 상담가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일학교 교사 선임 시에 교회 내에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성폭력 근절에 대한 현 교회의 정체성에 대하여 심각성을 토로하며 성폭력 예방차원의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이번 11월 18일 있을 KNCC의 총회에서 ‘성폭력극복과 예방을 위한 교회선언’이 통과되면 실질적으로 한국교회 안에서 성폭력 문제가 생기면 방관하거나 침묵할 수 없도록 규정될 것이다. 대부분의 교회내 성폭력문제는 교회와는 상관없이 처리되는 것이 다반수였다. 이에 따른 피해여성들이 교회를 떠나는등, 또 그 여성의 가정도 교회를 떠나게 만드는등 이중 삼중의 문제점이 발생하는 요인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성폭력극복과 예방을 위한 교회선언’은 기독여성에 대한 한국교회의 자각을 요구하는 첫 신호탄의 의미로 되새겨 교회 속의 성폭력 문제점의 심각성을 상기시키고 있다. 따라서 다가오는 KNCC 총회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번 ‘성폭력극복과 예방을 위한 교회선언’이 생소한 말로 들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단순한 울부짓음으로 그치는 것이 되지 않기 위해서 보다 강력한 법적 규제와 함께 예방차원의 프로그램도 개발하여 추진해야 할 것을 여성인권 관계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서성배 기자-

200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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