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불씨는 여전히 남이 있어...
●구자영 의료원장 해임과 노조의 파업 중단
역사적 희년 총회였던 제52회 고신 총회가 은혜 중에 폐회된 이후 학교법인 고려학원 산하 기관들이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시종 일관 강경 노선만 달리다가 복음병원을 벼랑 끝 위기까지 몰고 갔던 직전 이사장 강규찬 목사가 교육부로부터 이사장직을 해임당하게 되자, 고신대학교 황창기 총장을 위시한 개혁파 일부 이사들이 고의적으로 이사회에 불참하는 작전을 구사함으로써 이사회 자체를 열지 못하는 불행한 사태가 계속 되었다. 그러나 금번 총회 기간 중에 이사회가 조속히 모이도록 총회가 결의함으로써 결국 이사회가 모이게 되었고, 이 자리에서 이사장으로 선임된 김영동 목사는 이사회 조직을 완료하고 복음병원 파업 타결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구자영 의료원장의 보직을 해임하고 염하용 의학부장을 의료원장 대행으로 임명하였다. 이에 따라 복음병원 직원 전원은 즉시파업을 중단하고 직장에 복귀하여 병원이 점차 안정을 되 찾아가고 있다.
●불꺼진 순환기 내과 입원실
그러나 인턴과 레지던트 등 비교적 젊은 전공의들은 총회와 이사회의 결정에 반발하며 10월 10일 이사장 이·취임식 날 전공의 파업 투표를 실시한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어 복음병원 문제는 아직도 재발할 불씨를 안고 있는 것 같다. 병원에서 환자를 제일 많이 입원시키는 의사로 알려져 왔던 구 자영 전 의료원장과 내과 전공의들은 심지어 병원의 수입을 줄이기 위해서 내과 환자들의 입원을 받지 않는다는 소리까지 들리고 있어서 이들을 어떻게 신앙인들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탄식과 비난의 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의사들도 교단 정치에 오염된 심각한 현실
복음병원의 새로운 문제는 가르침과 진료에 전념해야 할 임상교수들이 점차적으로 교단 정치에 오염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영훈 명예원장이 원장으로 봉직할 당시에는 거의 절대 다수 의사들은 교단 정치에 초연해 있으면서 자신들의 전문직에 비교적 충실하였다. 그러나 개혁파 실세들이 교단의 주요 기관들을 장악한 이후부터는 고신대학교와 고려신학대학원, 그리고 복음병원의 중견 교수와 의사들이 한결같이 교단 정치에 오염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고신대학교에서는 황창기 총장이 학교의 정책과 인사에 관계되는 주요 사안들을 소위 4인방 또는 5인방이라는 외부 실세들의 결재를 득한 후에 교무회의라는 기구를 통해 형식적인 통과 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오래 전의 이야기며, 신학대학원 역시 원장 해임과 신임 원장 임명, 그리고 보직 교수의 임명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금번에 학위논문이 문제가 된 이 모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개혁파 실세들 4인방 또는 5인방을 통해 결정되어진다고 하니 교직원들이 이들을 중심으로 줄서기를 시도하는 정치적 오염이 심각한 정도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금번 복음병원 파업 사태 때만 하더라도 황창기 총장이 이사회에 참석해서 의논하지 않고 해임된 강목사와 창원의 윤모 목사등 개혁파 실세들과 의논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개혁을 빌미로 자기 계파의 인물을 심기 위한 정치 행태를 보여준 것이며, 이러한 정치 행태는 산하기관들을 정치적 흙탕물로 오염시켜가고 있다.
이사회는 이제 의료원장을 선임해야 하는데 벌써 김영동 이사장과 몇몇 이사들은 염하용 원장 대행을 밀고 있고, 직전 이사장 강 규찬 목사와 개혁파는 구자영 직전 원장을 다시 등용하기 위해서 구자영 교수로 하여금 ‘의료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도록 조종하여 공탁금 500만원을 걸었다는 소문까지 들리고 있으며, 감사들은 김재도 전 의료원장을 재 등용하여 명예를 회복해 주어야 한다는 등 온갖 소리들이 들리고 있으니 이제는 의사들 역시 교단 정치에 오염되지 않으리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구성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정치적인 논리로 의료원장을 선임하게 되면 병원은 또 다시 진통을 겪게 될 것이다.
●신태은 목사의 이사직 복권
복음병원을 비롯하여 이사회내의 얽히고 설킨 문제들을 비교적 원만하게 풀어가고 있는 이사장 김영동 목사는 10월 8일 이사회를 소집하여 금번 총회가 선출한 신임 이사들을 받아 교육부에 등록하는 채비를 갖추었다. 목사 이사로 이종영, 배기웅, 김명석, 윤희구, 장로 이사로 하 , 직능 이사로 김종일, 정정만 장로 등 7명의 신임 이사들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교육부 진정과 관계된 일련의 문제들에 대해서 신태은 목사의 사과를 받고 투표 없이 신 목사의 이사직을 복권시켰다. 사실 신태은 목사의 이사직 복권은 벌써 이루어졌어야 할 문제였다. 왜냐하면 총회가 4년 임기의 이사로 선출했는데 총회의 하부 기관인 이사회가 투표를 통해서 그의 이사직을 제한한다는 결정은 원칙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교육법에 대한 해석이 어떠하든지 간에 이사회는 최고의결기관인 총회가 선출한 이사들을 그대로 받아야지 이사회 결정을 통해서 선별적으로 수용하거나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강 규찬 직전 이사장 당시 투표를 통해 신 목사의 이사직을 거부하는 사태만 없었더라도 이사회 문제는 더 단순하고 쉽게 풀려갈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일은 절대로 전례가 되어서는 안 되는 불행한 역사적 교훈이다. 비록 장 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결정되어지긴 했지만 신 태은 목사의 이사직 복권은 교단의 화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결정이었을 뿐만 아니라, 김 영동 이사장의 포용력과 부드러움을 보여준 올바른 지혜로운 결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증경 총회장들의 목소리
한편 고신 교단 증경 총회장들은 모처럼 시간을 내어 시내 모처에 함께 모여 제52회 희년 총회에서 있었던 일들과 복음병원 문제를 비롯하여 교단의 제반 문제들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증경 총회장들은 한결 같이 교단의 소위 개혁파 세력들이 금번에 ‘고신의료원 사태에 대해서 너무 심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동시에 “이제는 총회장을 지낸 사람들이 가만히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특별히 “고목협의 정치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였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어서 앞으로 이들 증경 총회장들의 언행과 행보가 어느 정도로 고목협의 정치세력화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각자의 일터로 돌아가야!!
50여일 이상의 파업을 통해서 고신의료원은 막대한 재정적 손실은 물론, 대외적 신인도의 추락과 함께 내내적으로는 구성원 상호간의 신뢰감 상실과 파벌 조성이라는 엄청난 상처를 받았다. 정치적인 계파의 실리와 정치적 논리를 떠나 이사회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병원 직원들과 대화하면서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더라면 초기 단계에 해결될 수도 있었던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적 물적 손실을 대가로 지불하였다. 이사회와 의료원장, 총장, 노조, 교수 등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그 어느 누구도 책임을 남에게 전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겉으로는 신앙을 이야기하고 성경적인 행동임을 강조하면서도, 그리고 자신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공언하면서도 실제로는 비신앙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며 정치적인 논리에 지배되었기 때문에 병원은 부도직전까지 가게 되었고 관선이사 파송이라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내릴 뻔 하였다. 이제는 금번 사태를 교훈삼아 명실공히 의료와 선교라는 본연의 사명에 충실할 수 있는 병원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가 사심없이 자기의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 목사와 장로는 교회와 자신의 일터로 돌아가고, 의사와 병원 직원들은 환자곁으로 돌아가야 한다. 병원 경영은 목사가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 이사회가 계파를 초월하여 합리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올바르게 일하지 않으면 병원은 또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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