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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부산연탄은행 대표 강정칠 목사(가운데)와 직원들 |
-부산 전역 1600여 가구에 동절기 6개월 간 연탄 제공
-쌀·반찬 도시락 배달, 무료급식소, 무료공부방 등 운영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 전액 후원으로 운영
•밥상공동체 사단법인 부산연탄은행
매월 300여 포대의 쌀과 120가구에 반찬 도시락을 공급하고, 주 3회 1500명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한다.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연탄아궁이(집수리)를 교체하고 매일 무료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사)부산연탄은행’에서 365일 이뤄지는 사역이다. 거기에 겨울이면 30여만 장의 연탄을 배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탄은행’이라는 이름 때문에 겨울에만 활동하는 곳으로 알고 있다.
2004년 12월에 설립된 부산연탄은행(부산 아미동)은 부산전역에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사람들을 위해 시작됐다. 부산연탄은행 대표 강정칠 목사는 “부산 전역에 5천여 가구가 연탄을 때고 있다. 현재 연탄은행에서 고지대나 쪽방 등 어려운 형편의 1600여 가구에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지역의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공부방도 운영하고 있다. 강 목사는 “공부방을 시작한지 3년이 됐다. 공부방의 강사들은 재능기부로 진행되고 있는데, 서울대 출신 연구원이나 유명 족집게 과외강사, 은퇴한 초등학교 교사가 참여했고, 대학생들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정칠 목사가 연탄은행을 하기까지 청년시절 담임목사였고, 인생의 멘토인 허기복 목사의 영향이 크다. 그리고 그가 자라온 환경은 가난과 배고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들었다. “2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릴 적 버스를 타보지도 못할 만큼 어려웠다. 하지만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더 어려운 이웃을 챙기시는 모습에 자연스럽게 이웃을 위한 마음을 품게 됐다. 배고파봤고, 아파봤고, 가난했기에 누구보다 그들의 마음을 알고, 공감한다”고 말했다. 강 목사의 활동은 계속해서 확장되어졌다. “연탄을 드리다보니 드실 것이 없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쌀을 드리게 됐고, 또 반찬을 드리게 됐다. 그러다가 밥상을 차리게 됐고 가난의 되물림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에 공부방(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을 시작하게 됐다. 그분들의 필요가 보여져서 하나씩 하다보니 일이 확장됐다”고 설명하면서 “그래서 연탄은행은 동네 곡간이다”고 덧붙였다.
•1만5천여 명의 자원봉사자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부산연탄은행을 찾는다. 1년에 1만5천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기업이나 학교, 교회, 절 등에서 자원봉사자로 신청해오고 있다. 10월 중순에서 3월까지 주일을 제외하고 매일 활동한다. 연탄 한 장당 3.6kg이다. 차가 올라가지 못하는 고지대에는 지게로 지고 올라가야 하는데 한 가정의 한 달분을 전하기 위해서는 10번 정도를 오르내려야 한다”고 말하는 강정칠 목사는 찾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회사차원에서 봉사활동으로 왔다가 어려운 이웃을 직접 만나면서 지금까지 잘 못살아 온 것 같다고 반성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 연탄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왔다가 추억이 아직까지 현실이라는 것에 애잔한 안타까움을 느끼기는 사람,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젊은 청년, 대학생들이 이 일에 중독이 돼 연탄 봉사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후원을 운영
강정칠 목사는 정부의 지원 없이 후원으로 운영하는 것에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것은 사실 큰 어려움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빠듯하지만 전액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는 표현할 수 없다. 사람의 능력으로는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다른 복지관은 다 정부 지원을 받는데 목사님은 왜 안 받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웃으며 말한다. 부산연탄은행의 은행장은 하나님이시고, 지점장은 강정칠 목사라고. 부산연탄은행은 내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것이다”는 강 목사는 실제로 모든 것이 법인의 이름으로 되어 있으며, 개인이름으로 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후원자들 중에는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의 돌잔치 비용 100만원을 아이와 함께 와서 후원하고 다음 해에도 아이의 생일잔치 대신 후원을 한 가정, 부산연탄은행에서 드린 연탄을 때시던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후원을 하는 자녀 등 많은 분들이 보이지 않게 사랑을 주시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후원에 따라 도움을 전하지 못할 때가 있다. 강 목사는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지만 후원이 부족하면 지원이 중단될 때가 있다. 제가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제가 현장을 떠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장에서 직접보고 우선으로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선별해야 한다. 그것이 괴롭다”면서 “한번은 시각장애를 가진 분에게 이제 쌀을 드리지 못한다고 말해야 했다. 차마 집안에 들어가지 못해 사회복지사가 대신 들어가서 사정을 설명했다. 그런데 그 분이 가지고 있던 사탕을 복지사에게 쥐어주면서 목사님께 그동안 고마웠다고 전해달라고 했다”며 항상 죄인 된 마음이라고 말했다.
•주님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
부산연탄은행 지하에는 강정칠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주님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라는 의미의 더함교회가 있다. 부산연탄은행의 사역들이 ‘주님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하고 있다.
“연탄 한 장당 500원이다. 1,500원이면 하루 종일 따듯하게 보낼 수 있다”는 강정칠 목사의 목표는 연탄을 때는 부산 전역 5천여 가구에 연탄을 배달하는 것이다. “연탄은행에서 전달하는 연탄 한 장이, 쌀이 누군가에게는 생존이다”며 “항상 제 발과 손, 눈과 마음이 주님의 것이 되어,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그 분들 속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현장에 있는 가장 큰 이유도 현장을 잃어버리면 스스로 썩어지기 때문이다. 현장에 있어야 그 분들의 아픔을 알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면서 현장에 있다보면 자연스럽게 전도가 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연탄은행은 올해 만 10년이 됐다. “앞으로 10년은 정부지원을 받지 않는,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청소년, 노인복지 중심의 복지관을 해보고 싶다. 20년이 되는 그때 더함복지관으로 주님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하는, 정말 교회와 같은 복지관을 해보고 싶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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