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교회란?
한국교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교단을 손꼽는다면 고신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학자들은 고신교회보다 더 보수적인 교단을 재건교회라고 입을 모은다. 두 교단의 공통점은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를 반대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옥고를 치루고 순교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교단의 차이점에 대해 재건측은 “고신은 신사참배는 반대했지만, 동방요배(동쪽을 보고 절하는 것)는 허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차이점이 해방 후 고신과 재건이 분열되는 도화선이 되었다는 것이다.
일제시대인 1938년 9월 9일 평양서문밖교회에서 조선예수교장로회 제27차 총회가 개최된다. 이때 일본은 경관 97명을 총회장소로 보내 193명의 총대들 틈에 끼여 앉아 회의를 감시하며 신사참배가 통과 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결국 일제의 압력과 친일파 목회자들의 지지로 ‘신사참배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고 하면서 참배 결의와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아등(我等=우리)은 신사는 종교가 아니고 기독교 교리에 위배하지 않는 본의(本意)를 이해하고 신사참배가 애국적(愛國的) 국가의식(國家儀式)임을 자각하며, 이에 신사참배를 솔선(率先) 려행(勵行)하고 추이(追而) 국민정신 총동원에 참가하여 비상시국하에서 총후(銃後) 황국신민으로서 적성(赤誠=참된 정성)을 다하기로 기(期)함”이라는 신사참배를 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수많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순교를 각오하고 신사참배반대운동에 나서게 되고, 해방 후 재건교회가 태동하게 된 것이다. 재건교회는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사42:8)이란 표어 하에, ‘여호와께만 충성하자. 철두철미 회개하자. 깨끗한 성전을 지어 바치자‘ 3대 주의를 붙들고, 일본의 우상 앞에 우상숭배한 죄악으로 무너진 한국교회를 다시 재건하자는 취지 하에서 이 땅에 세워진 것이다.
•기존 교단 틀을 깬 마산재건교회
재건교단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 탓에 그들만의 교단 정체성과 자부심이 크다. 하지만 동시에 타 교단들과 잘 융합하지 못하고, 기존 교회들이 재건교회와 함께 연합운동을 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 할 정도로 한국교회 안에서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반면 재건교단 입장에서는 신사참배를 한 교단들이 먼저 회개하지 않고, 정통교회로 성장 발전해 왔고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먼저 손을 내밀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마산재건교회는 이러한 틀을 깨고 먼저 지역사회와 교회에 손을 내밀고, 연합운동을 주도해 왔다. 재건교회 안에서 보기 힘든 케이스라는 점에서 과거 많은 오해를 사기도 했다.
마산재건교회 양영전 목사는 “교단안에서 이단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목회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그럴때마다 교회가 나를 붙잡아 줬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양영전 목사의 이력을 살펴보면 기존 재건교회 목회자의 이미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연합운동 중심에서 지역교계를 선도해 왔다. 2009년 마산시기독교연합회 회장, IVF 경남지방회 이사(현), 한국라브리선교회 이사(현), 드로아목회자휄로십 회장(현), 경남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현) 등 다양한 연합운동을 전개해 왔다. 연합운동에 대한 교회의 지원과 기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양영전 목사는
1989년 마산재건교회에 부임한 양 목사는 제주도 출신이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하나님을 섬길 수 있었다. 6.25 사변 당시에는 서울에서 피난 온 영락교회 성도들과 함께 자신의 집에서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이것이 시발점이 되어 제주영락교회가 탄생 했다.
고등학교까지 제주도에서 생활한 양 목사는 대학을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 진학하게 되면서 서울로 상경한다. 대학시절 우연한 기회에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야학을 가르치면서 인생의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그는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한 것 없이 살아왔지만, ‘야학’은 그에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알게 해주고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양 목사는 사회의 소외된 자와 가난한 자들을 위해 평생을 섬기겠다고 다짐한다. 대학을 졸업한 후 교사가 되면서 가장 낙후되고 어려운 섬마을 학교로 보내달라고 지원했지만 그가 온 곳은 마산의신여중이다. 이때 마산재건교회와 첫 인연을 맺게 된다.
당시 마산의신여중은 미션학교였지만, 한번 폐교 된 이후 다시 학교가 운영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서 양 목사는 기독학생회를 창립하고, 학생들에게 성경공부를 가르치는 등 활발한 선교활동을 벌였다.
이후 의신여중 교편을 내려 놓고, 독일 유학길에 올라 교육학을 공부하다가 평소 어머니의 소원인 목회자의 길을 걷기 위해 영국에서 신학을 공부하게 됐다. 영국에서는 옥스퍼드 한인교회를 개척했고, 한국에 들어오면서 마산재건교회가 가장 먼저 청빙을 요청해 재건교회에 부임하게 됐다.
•시련 이후 열매
양영전 목사는 마산재건교회를 시무하면서 두 가지 마음의 적과 싸워왔다. 첫째는 교단 안에서의 공격이었다. 그의 행보가 교단 안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었고, 때로는 이단이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면서 교회를 떠나야 겠다는 마음도 먹게 됐다. 하지만 그때마다 마산재건교회 당회와 성도들이 힘이 되어 줬고, 교회 내부에서는 “교단을 탈퇴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왔을 정도.
두 번째는 교단 밖의 인식이었다. 양 목사는 “당시 재건교회라고 하면 지금의 신천지 쳐다보듯이 봤다. 그런 시선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재건교회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극동방송 방송 설교를 하고, 대외활동과 연합사업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후 지역교회 안에서는 재건교회에 대한 상당한 인식변화를 가져오게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시련이 있은 후 지금은 마산재건교회가 많은 열매를 맺고 있다. 양 목사 부임당시 100 여명이었던 교세는 5배 이상 성장했고, 교단안에서도 총회장(2007년)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재건총회신학원장을 맡고 있다. 이단이라는 소리까지 나왔지만 양 목사의 중심을 알고 이제는 교단에서도 인정하고 있고, 많은 젊은 목회자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지역교회에서도 재건교회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으며, 그를 연합회 회장으로 추대 할 정도다. 또 교회는 다양한 연합사업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비전
지난 5월 6일 마산재건교회는 새롭게 건축을 하고 입당예배를 드렸다. 교단과 지역사회 교계지도자들이 모여 이날 입당예배를 축하했다. 양 목사는 “성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더욱 신앙생활에 정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제 우리교회는 교회생활의 기쁨과 사역의 열매와 그리고 교회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며 은혜롭고, 화목한 교회로 성장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외적으로는 “교단의 성장과 부흥에 적극 협조하고, 지역 기독교 연합활동에 적극 협력하면서 지역교회와 함께 성장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지역교계를 선도하는 교회로 성장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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