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3개월간 매주 금요일 쉬지않고 무료 급식소 운영
-홀로 계신 지역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효를 아는 교회
-사람이 드러나지 않고 예수님이 증거되길 바라는 교회
1984년 설립, 담임 목사 이재훈 목사, 주소지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수영구 민락동 161-1, 수영역과 민락역 중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소속. 인애교회.
이정도의 표현으로 인애교회를 설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설명으로는 인애교가 어떤 교회인지, 하나님께서 인애교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 그곳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고 계신지 알 수 없다.
지난 6월 1일(금) 아름다운 섬김이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인애교회를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착하고 충성된 종’(마 25:21)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매주 금요일 홀로 어르신 ‘대접’
“무료 급식소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굳이 말하면 무료 급식이 아니다. 지역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재훈 목사(인애교회 담임)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어르신들에게 급식이란 소리는 당치도 않다며 ‘대접’이란 단어를 유독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인애교회의 무료급식소에는 굉장히 특이한 면이 있었다. 식사를 먹는 사람들이 음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음식을 받아 자리에 앉아계신 분들에게 나눠드리고 있었다. 정말로 식사하러 오신 분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지난 2011년 2월 예장 합동 인애교회는 홀로 어르신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개소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지역 홀로 어르신들과 노숙인 및 점심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와서 함께 따뜻한 점심 한끼를 먹을 수 있었다.
무료급식소 개소 후 지난 1년 3개월 동안 한번도 쉰 적이 없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공휴일이든, 명절이든 금요일 점심 약속은 한번도 깨지지 않았다. 권영태 장로(인애교회 시무장로)는 “독거노인 및 노숙자들과의 관계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금요일 점심은 ‘보이지 않는 중요한 약속’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처음엔 30명 정도 모이더니 이제는 평균 120~13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이고 있으며, 식사 전에는 최병렬 부목사의 찬양 인도로 함께 찬양을 배우고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이재훈 목사가 모인 어르신들과 노숙인들을 위해 축복기도를 한다.
또 다른 전도의 통로
“처음에는 머뭇 머뭇거리시는 분들이 많았다. 찬양과 기도시간에는 밖에 계시다가 식사가 시작되면 들어오시는 분들도 있었다”며 권 장로는 처음 무료급식소 개소했을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찬양과 기도시간에 밖에서 머뭇거리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함께 하기 시작했다. 금요일 점심 한끼가 좋았다며 자기 친구들을 데려오는 분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교회에 출입하는 것을 꺼려하던 사람들의 마음에 성령님께서 새 역사를 이루고 계셨다.
이재훈 목사는 “하나님께서 역사하고 계신 것 같다. 교회를 향한 사람들의 마음이 많이 바뀌어있음을 느낀다”고 전하며 “우리 교회는 다른 교회와 조금 다르게 1층 현관으로 들어오면 바로 식당이 있다. 그런 내부구조도 일면 작용한 것 같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열린 교회, 문지방이 낮은 교회임을 강조했다.
현재 무료급식소는 교회봉사자들이 한 조를, 외부봉사자들이 한 조를 구성해 로케이션으로 돌아가고 있다. 특이한 점은 외부봉사자들 중에는 교회를 다니지 않거나 심지어는 불교도도 있다는 것이다. 권 장로는 “불교도인 분들이 교회에 와서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외부봉사자들을 전도할 수 있는 좋은 축복의 통로라고 생각한다”며 무료급식소 사역이 봉사대상에게도, 봉사자에게도 좋은 전도의 통로임을 설명했다.
한 가정의 헌신으로…
인애교회의 무료급식소 사역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한 가정의 놀라운 헌신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노숙자 관련 무료급식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권영태 장로 가정은 노숙자들과 독거노인을 섬기기 위한 ‘무료급식소 개소’를 지난 2011년 당회에 신청했다. 처음에는 반대도 많았다. 교회의 식당을 사용한다는 것도, 교회의 식기를 사용한다는 것도 모두 문제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권 장로 가정은 포기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충고를 달게 듣고 필요한 시설들을 고쳐나갔다. 결국 당회는 권 장로 가정의 헌신에 무료급식소 개소를 허락하고 말았다.
지금도 무료급식소 운영의 많은 예산이 권 장로 가정의 헌신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권 장로는 현재의 헌신에 안주하지 않고 있다. 되려 노숙인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착하고 충성된 종’ 인애교회
인애교회는 그렇게 큰 교회도, 그렇게 작은 교회도 아니다. 특별히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다. 혹자의 말을 빌리자면 그저 그런 교회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애교회는 ‘착하고 충성된 종’들이 모여 있는 교회이다. 담임 목사부터 성도 한사람까지 모두가 작은 일, 궂은 일에도 충성되게 봉사하고 있다.
이 목사는 “특별한 행사나 프로그램이 있지는 않다. 다만 성경 중심, 하나님 중심, 예배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본질의 회복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또한 “하나님께서 당신의 역사를 하시도록 맡겨드리고 기다리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전했다.
사람이 드러나지 않고 예수님이 증거되길 바라는 맑고 깨끗한 교회. 구원자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의 주권이 온 삶의 영역에 미치도록 노력하는 교회. 인애교회는 오늘도 그런 교회로 주님 앞에 서있다.
김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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