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정사역 1인자 하이패밀리, 20주년 맞아


-1992년 부산에서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로 시작해
-하이패밀리가 벌인 캠페인, 사회운동과 관계법령 정비로 영향 미쳐
-송길원 목사 “가정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세상을 이긴다”


‘가정사역’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1992년 9월 18일 부산 해운대에서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가 시작됐다. U.N이 세계 가정의 해(1994)를 선포하기 2년 전, 송길원 목사는 ‘가정을 교회처럼, 교회를 가정처럼’이라는 모토로 교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가정사역의 효시가 됐다. 이후 국내 가정사역의 1인자로 자리매김하며 교회를 넘어 세상을 품고 사역을 확장시켰다. 이것이 2002년 하이패밀리로 개칭한 이유다.
가정천국을 만들기 위한 하이패밀리의 노력은 끊이지 않았고 특히 이들이 벌인 캠페인은 사회운동과 관계법령의 정비를 일으키며 큰 영향을 미쳤다. 다문화가족지원법, 성매매방지법 등 크고 작은 이슈를 낳으며 세상을 변화시켰다.
하이패밀리 20주년을 맞아 송길원 목사에게 지난 세월과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Q 하이패밀리 시작이 부산입니다. 부산, 경남 지역 목회자와 성도님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제게 부산은 가정사역의 성지나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사역이 시작된 모태가 부산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제가 부산을 생활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한편에선 해안을 끼고 있는 도시가 가진 특성이 그렇듯 전국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은 도시였습니다. 그게 제게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부산을 거룩한 도시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작은 꿈이 있었습니다.
그런 제게 부산이라는 토양은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었고 무엇보다 서툰 저의 몸짓을 품어준 것이 부산 경남 목회자들이었고 성도들이었습니다. 저의 출발을 기대에 찬 시선으로 지켜보아 주시고 부산을 떠나 활동을 할 때라도 여전히 박수쳐 주시는 그 격려가 제게는 너무 큰 힘이 됩니다. 지면을 통해서나마 빚진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특히 부산 호산나 교회와 최홍준 목사님은 잊을 수 없습니다. 교회가 온통 임상 실험장(?)이 되어 주었고 최목사님은 이 일에 선견자의 안목으로 모든 외풍을 막으면서 저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그 사랑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아름다운 멘토와 멘티 관계를 갖고 살아가는 것이 또한 큰 복이기도 합니다.

Q 설립 20주년을 맞이한 감격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시미나창’(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창대하리라)의 축복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운대구 재송동의 박종권 신경정신과의 예닐곱평 정도 되는 작은 방에서 연구소는 태동이 되었습니다. 시작할 때는 팩스기계 하나 설치할 형편도 못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미개척분야였습니다. 그게 1992년이었습니다. UN이 세계 가정의 해를 선포하기 이태 전이었습니다.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내는 트랜드가 있었다고나 할까 전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생각합니다.

Q 20년 전 가정 사역을 처음 시작하셨을 때를 회상하면, 어떠신지요?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A 처음,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란 간판을 걸었을 때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가정문제연구소’라고 하지 그랬느냐고. 그만큼 ‘가정=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했습니다. 그래서 제일 어려운 것은 재정 문제도 아닌 가정에 대한 편견의 벽을 깨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정은 ‘문제의 시선’으로 볼게 아니라 ‘사역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는 나름의 철학을 굽히지 않았고 교회를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교회의 박수를 받기도 전, 언론이 주목하기 시작했고 저희의 사역은 교회와 사회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게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란 이름으로 재탄생하게 된 배경이었습니다.
이럴 때 또 한번 소용돌이가 있었습니다. ‘교회를 버린 거냐?’ 조금은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다 박수쳐 주고 있어서 그 때의 힘든 점이라는 게 도리어 아름다운 음악의 효과음으로 작용했구나 생각하면 감사하고 있습니다.

Q 20년간 수많은 가정을 만나고 상담하시면서 많은 일이 있으셨을텐데, 혹시 사역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너무 많지만 역시 기억나는 건, 깨지기 직전의 가정들이 회복되는 게 마치 야구의 9회말 역전 홈런을 때린 것처럼 짜릿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혼여행을 왔던 가정이 그 자리에 극적으로 회복이 되어 오랜만에 합방을 했는데 아이가 생겨났던 가정도 떠오르고,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던 남편을 위한 마지막 여행으로 저희가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그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살아온 부부라는 것을 알고 결혼식을 치러 주었습니다. 그 때의 그 감동이란…. 나아가 상담이나 세미나에서 얻은 여러 통찰로 문화캠페인을 벌이게 된 것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혼숙려기간 제안’이라던지 ‘다문화가족’이라는 용어를 퍼뜨린 일, 매장의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화장장려운동’도 그렇습니다. 하나하나가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Q 가정 사역답게, 송길원 목사님 뿐만이 아니라 사모님이신 김향숙 원장님의 영향력도 매우 큽니다.
A 아내는 여성과 사모들을 위한 러빙유, 사춘기 부모교실, 결혼예비학교, 동작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요즈음 기업 강의도 많이 나가는 편인데요. 가정사역이라는 성격 자체가 남성만으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저는 두 사람이 평생 동역할 수 있는 사역이라는 점에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있고 아내와 늘 이런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게 행복합니다.

Q 지나 온 20년의 발자취도 컸지만, 그렇기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하이패밀리입니다. 향후 계획이나 목사님께서 꿈꾸시는 사역이 있으시다면?
A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의 ‘땅 끝’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회생태학적 측면에서 땅끝은 사이버세상입니다. 따라서 기독교가 엄청난 일을 해 왔으면서도 놓친 게 하나 있습니다. ‘기독교사이버대학’입니다. 저 오지의 선교사들에게나 낙도의 목회자들, 주일학교 교사,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수단은 사이버라는 도구입니다.
4년째 심혈을 기울여 온 사이버대학의 인가가 거의 눈앞에 와 있습니다. 이 일을 통해 가정의 회복 뿐 아니라 평신도 리더를 훈련하기 위해 최홍준 이사장님이 심혈을 기울이는 한국교회 체질개선의 대안이라 할 수 있는 목양사역을 접목시키는 등의 노력으로 생활신학을 뿌리 내리고, 선교사와 교사의 재훈련에 그리고 북한 선교와 기독경영자를 일깨우는 차세대 교육방식인 사이버를 점령해 보고 싶어 합니다. 저는 이 일을 위해서 부산 교계도 힘을 모아주시고 기도로 동참해 주시기를 간청하고 싶습니다.
나아가 저희는 수도권의 가장 아름다운 땅으로 남아 있는 양평에 3만 평의 부지를 마련하고 거기에 해피랜드를 세우는 일을 착착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수목장과 계란 교회, 아포리로드, 랜드 아트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마당이 준비되어 주5일 근무제 정착에 따른 대안적 선교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한국교회에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딱 한 마디입니다. “가정, 모든 것의 출발입니다.” 가정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세상을 이깁니다. 이제 우리의 믿음은 다른데서가 아니라 가정에서 표현되어야 합니다.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사랑하기 때문에’ 살지 말고 ‘사랑하기 위해’ 사십시오. 그러면 우리 모두 작은 예수가 될 수 있고 가정 천국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혜진 기자

201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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