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여평 대지 위에 우뚝 선 기념관, 1천여점의 물품 전시해
-과거관, 현재관, 미래관으로 구성
-기념관 설립으로 손양원·주기철 목사 생가 잇는 유적벨트 조성
드디어 경남지역 성도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경남선교 120주년 기념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창원고원묘원 내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한 기념관은 10월 2일(토) 오전 11시 개관예배를 갖고, 문을 활짝 열었다.
경남기독교총연합회(회장 정용길 목사)와 경남성시화운동본부(대표회장 구동태 감독)를 비롯해 경남기독지도자홀리클럽, 경남시군기독교연합회 회장단, 경남시군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단 등 지역 성시화를 위해 한마음을 품고 여러 기관들이 동참해 기념관 설립을 완성시켰다.
기념관이 시작되기까지
지난 2009년 8월 순직호주선교사묘원성역화사업추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갖고 호주선교사 묘원과 기념관 설립 계획을 밝혔다. 부산, 경남지역은 호주선교사의 선교로 복음이 전래됐는데, 총 78명의 선교사들이 들어와 이중 8명이 순교, 2명의 자녀들이 이 곳에 묻혔다. 8명 중 5명은 부산에, 2명은 진주에, 1명은 마산에 묘지가 있었지만 땅 주인이 이장공고를 내면서 철거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창신대 강병도 총장이 창원공원묘원 신성용 이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신 이사장이 묘원 내 부지를 기증하면서 이 사업이 시작됐다.
기자회견 당시 신성용 이사장은 처음엔 2백평의 땅을 기증했으나 기증 후 가내 좋은 일들이 많아져 자신의 가족 묘로 준비하던 가장 좋은 위치 2천평을 기증하게 된 사연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 3천여평의 대지 위에 ‘순직 호주선교사 묘원’ 및 기념관이 설립됐다.
이렇게 시작된 사업은 지난 2009년 9월 ‘순직 호주선교사 묘원 준공 및 제막식’을 갖고 2010년까지 기념관 건립을 약속했다.
이후 경남지역 기관들과 교회들을 중심으로 모금운동이 지속됐다. “경남의 성도들은 호주선교사에 ‘사랑의 빚진 자’입니다”라며 교회와 성도들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고 결국 지난 2일 문을 열고, 성도들을 맞이했다.
믿음의 뿌리를 찾아
‘경남선교 120주년 기념관’은 단층 92평 규모에 1천여점의 물품이 전시돼 있다. 특히 과거관, 현재관, 미래관으로 나눠 경남선교의 어제, 오늘, 내일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과거관은 호주 선교사 126명의 발자취를 담고 1백년전 경남의 모습을 사진으로 전시했다. 현재관은 경남 기독교의 현주소로 1백년된 교회의 모습과 부흥의 모습을 소개했고, 미래관은 경남 선교의 모습을 조명했다.
특히 120주년의 역사를 담은 기념관은 과거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경남성시화운동본부는 지난 1년간 생존한 호주 선교사들과 선교사 후손들을 찾아 다니며 기념관 설립의 뜻을 밝히고 유품을 기증받아 기념관 내 400여점의 유품을 직접 전시했다.
기념관에는 선교사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 책, 물품 등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부산 최초의 교회인 부산진교회의 초기 당회록, 제임스 게일 선교사가 직접 제작한 한영사전, 앨버트 클레멘트 라이트(한국명 예원배) 목사가 밀양마산교회에 기증한 교회 종 등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 개관식에는 호주 선교사와 그 유가족 23명 외 호주교계지도자, 문화관광부 장관 및 호주대사, 한국 교계지도자 및 경남지역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생존한 호주 선교사와 그 유가족들은 전시된 유품들을 보며 남다른 감격을 느꼈다.
그 외 현재 경남지역 교회들을 살펴볼 수 있으며, 100년 이상 된 교회들의 사진 및 전시자료도 볼 수 있다.
생명 위에 세워진 경남의 내일
이 땅에 생명을 바쳐 헌신한 선교사들이 있기에 오늘의 한국교회가 있다. 그래서 한국교회의 내일에 소망과 기대가 담겨져 있다.
이번에 전시된 자료 중에서 선교사들의 소장품 혹은 후손들이 기증한 유품들은 분실을 우려해 사본을 전시했다. 이에 경남성시화운동본부는 원본을 보관할 역사관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선교 120주년 기념관’ 건립으로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경남지역의 유적벨트가 조성되는 것이다. 경남에는 진해에 주기철 목사의 생가와 함안에 손양원 목사의 생가가 있다. 2곳 모두 기념관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성지순례가 가능한 유적벨트가 조성될 전망이다. 이는 믿음의 유산을 다음세대에게 넘겨줄 수 있는 교육적 가치가 높다.
주최측은 “한국교회의 한 획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복음률이 낮은 경남지역에 이를 계기로 복음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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