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선교에 뜻을 갖고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소정교회(담임 채규웅 목사)가 반세기를 맞았다. 지난 3월 7일(주일) 오후 4시 30분 소정교회에서 50년사 헌정 감사예배 및 포상식을 가졌다. 이날 예배는 채규웅 목사의 인도로 시작해 안신이 장로가 기도, 배종열 장로가 성경봉독, 소정교회 첫 부목사로 부임했던 하영복 목사(센텀장로교회 담임)가 ‘초심을 잃지 맙시다’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하영복 목사는 설교에서 “사람에게 인정 받으려 하지말고 하나님 앞에서 성실히 섬겨야 한다.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섬김을 통해 자신을 알리자. 세월이 변해도 바뀌지 말고 늘 초심으로 살아갈 때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부산노회 전노회장 유화준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2부 50년사 헌정 및 포상은 윤기정 장로(편집위원회 부위원장)의 사회로 채규웅 목사가 인사말씀을 전한 후 조운복 장로의 사고로 대신해 편집위원장 이상준 장로가 편찬사 및 50년사 편집보고를 진행했다. 이어 신동작 목사(부산장신대학 전 총장)가 축사, 정권섭 원로장로가 격려사를 전했다. 포상식은 안신이 장로, 배종열 장로의 사회로 특별공로상을 조운복 장로에게 수여했으며 50주년 기념사업 포상으로 공로상을 5명, 봉사상을 12명에게 수여했다.
이날 헌정된 소정교회 50년사(1958~2008)를 간추려 소개한다.
오혜진 기자
소정교회 역사개관
소정교회는 대학생 봉사회 기숙사에서부터 시작했다. 1958년 3월부터 1963년 1월까지 약 4년 10개월 동안 이 기숙사를 예배처로 사용하다가 화재로 인한 기숙사의 소실로 동성보육원 강당에 임시예배처를 마련했다. 그 후 장전동 시장 내에 새롭게 건축한 구 교회당을 1963년 10월부터 1976년 3월까지 약 12년 5개월간 예배처로 사용하다가 부산시의 도시계획에의해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만 했다. 현 교회당은 1975년 5월에 기공예배를 드리고 공사를 시작, 1976년 3월 완공돼 입당예배를 드리고 이전한 후 33년간을 예배드리며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교육관은 1988년 1월 기공예배를 드린 후 1989년 7월 봉헌예배를 드리고 현재에 이르렀다.
그간 소정교회에 헌신한 사역자로는 창립자 윤인구 목사로부터 제1대 이규용 목사(3년 사역), 제2대 김두봉 목사(32년간 사역)를 거쳐 현재 시무 중인 제3대 채규웅 목사가 소정교회 창립으로부터 50여년을 이어왔다.
1958~2008, 반세기의 역사
소정교회 설립의 터전을 마련한 윤인구 목사. 그는 뚜렷하고 확고한 종교적 이념을 가지고 교육사업에 최선의 노력을 했다. 그러나 목회자로서 인식되기보다는 오히려 대학 총장으로서 인식이 더 부각되었기에 다소 외롭고 고독한 목회자의 길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 이 땅에 살면서 중년기 10여년동안 그가 이뤄 놓은 교육사업의 흔적들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2개의 개척교회인 부산광복교회(1945년; 42세), 소정교회(1958년;55세)를 세웠으며, 2개의 신학대학인 조선신학원(1941년; 36세)과 영남신학교(1970년; 68세)를 세워서 종교 지도자 양성교육에 힘썼다. 그리고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사범학교(1946년; 43세)와 부산대학교(1946년; 43세)를 세워 교사 양성과 미래를 지고 갈 지성인의 산실을 설립해 교육을 통한 복음화의 꿈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같이 국립대학을 세운 동기는 보다 큰 포부에서 비롯된 개척자적 사명을 가지고 세운 것이었다.
소정교회는 대학생회가 먼저 있었고 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교회이다. 소정교회를 탄생시킨 모체였던 대학생회는 그 당시 ‘대학생 봉사회’라고 불렸다. 이는 제2차 대전 중에 생긴 ‘세계대학생회(W.U.S)’에 가맹해 약간의 원조를 받은 적이 있는데 여기서 결성된 단체였고 이 대학봉사회의 회관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이 소정교회의 시발이었다.
대학 봉사회인 대학생회는 주로 봉사회 회관을 중심으로 예배를 보면서 윤인구 목사 지도하에 신앙지도를 받았는데, 회관에 기숙하고 있는 어려운 학생들을 친자식처럼 친히 돌보며 인재들을 길러내었다고 한다. 따라서 대학생회는 주로 농촌학생들의 안식처이며 소외되고 외로운 유학생들의 샘터였다.
그리고 당시 대학생회의 역할과 목적은 부산대 기독학생들의 신앙 지도를 통한 대학 선교적 사명과 지식인의 전도로서 대학생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크리스천 지도자 양성이었고, 학생회에서 주로 행한 사회봉사적 활동들은 불우청소년을 위한 향토야학의 운영과 농촌 봉사활동이었다. 이같은 대학생회는 1969년까지 존속하다가 1970년도에 청년회로 바뀌었으며 이후 1975년에 대학생회와 청년회로 분리된다. 1981년부터 대학부, 제1청년부, 제2청년부로 재편됐고 1988년부터 다시 제1, 제2 청년부는 청년부로 오늘에 이른다. 초창기의 대학생회는 당시 부산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던 정권섭 장로와 조운복 장로가 주축이 돼 대학생회를 이끌어 나가다가 대학청년부로 바뀌면서 부목사가 담당하게 됐다.
소정교회 발족과 동시에 교인 수가 증가됐다. 임시로 설교를 맡아왔던 당시 부산대학교 총장 윤인구 목사가 학교 일로 분주하고 전담 목회의 필요성이 요구돼 공동의회의 결의를 거쳐 온천동에 거주하던 이규용 목사를 임시목사로 청빙하게 됐다. 이규용 목사는 일제 시대에 미국에서 신학 및 교육학을 전공했고, 신학교 교수를 지낸 적이 있는 학구적이고 지식인 전도에 적합한 목사였다. 이규용 목사는 1958년 6월 1일부터 김두봉 목사가 부임하기 전인 1961년 2월 28일까지 3년간 소정교회 제1대 목사로서, 대학생 신앙 지도에 무척 많은 관심을 갖고 사역했다.
소정교회의 바람직한 성장과 교회 건축을 위해 이규용 목사 후임으로 젊고 추진력 있는 교역자를 초빙하자는 결의에 따라 당시 울산제일교회에서 시무하던 김두봉 목사를 1961년 3월 1일 임시목사로 초빙하게 됐다. 당시 김두봉 목사는 38세의 젊은 나이였다.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한 김 목사는 소정교회에 부임하자 대학생 선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산대학교 문리대 철학과 3학년에 편입했으며 부산대학교의 학적을 가지고 봉사회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과 힘을 합쳐 부산대학교 내의 기독학생들의 신앙 지도와 선교에 많은 힘을 쏟았다. 이러한 노력은 1963년 2월 김 목사가 부산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어져 많은 결실을 맺었으며 교회의 젊은 일꾼이 증가돼 소정교회 발전의 기틀이 마련됐다. 특히 김두봉 목사는 1978년 9월 21일 서울 영락교회에서 개최된 예장통합 제63회 총회에서 총회장으로 취임해 1년간 총회적으로나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많은 봉사를 했다. 당시 소정교회는 총회장을 배출시킨 교회로 전국의 기독교계에 알려지게 됐다.
1993년 11월에 채규웅 목사가 김두봉 목사 후임으로 부임했다. 채규웅 목사는 교회의 내실 있는 부흥과 교인들의 영적 성장, 특히 청년예배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1993년 담임목사 위임을 받은 이래 오늘까지 16년간 교회부지 확장, 국내외 개척 교회 건축 봉헌 및 선교지원, 사회교육원 개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창립 50주년 기념사업
소정교회는 2002년 9월 2일 정기당회에서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교회 본당 리모델링과 교육관 등의 개보수를 비롯해 여러 측면에서 사업을 진행했다. 해운대소정교회 및 기독문화회관을 봉헌하고 사회교육원을 개원했다. 그리고 1995년 6월부터 필리핀 네그로스 섬 두마게티 지역을 해외선교지로 정하고 필리핀 장로회신학대학을 통한 현지인 사역자를 양성해 왔으며 그 신학대학을 통해 2009년 12월 현재까지 40여명 이상의 전도사들이 양성돼 28개 지교회가 설립돼 사역하고 있다. 이와 같이 양성된 이들 전도사들을 목사로 세우기 위해 소정교회는 필리핀예수교장로회 두마게티노회를 창립했다. 또한 교회 역사 사료에 대한 수집, 보관을 목적으로 소정교회 역사관을 설립했다.
채규웅 목사는 권두언에서 “창립 50주년을 맞아 소정교회는 시대적인 사명감과 함께 이 곳 부산지역에서 통합교단의 기수로서 리더쉽을 발휘해야 될 때가 되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주님의 몸 된 소정교회는 50년을 맞이해 장성한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권섭 원로장로는 “18세기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세계 선교의 불길을 지폈고, 19세기 미국 프린스톤 대학을 통해 아시아 선교의 불길을 지폈듯이 소정교회는 부산대학교를 통해 다시한번 꺼져가는 세계 선교의 불길을 되살릴 사명을 가진 교회”라며 “1세를 향한 꿈과 비전을 품에 안고 다시 한 번 사명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