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원 상애원이 모체가 돼
-부산 정관신도시에서도 지역과 함께
교회 설립 100년을 맞이한 교회들의 공통된 특징은 시대적으로 일제강점기와 6ㆍ25전쟁을 거쳤다는 것이다. 나라의 힘든 역경 속에서 한국교회는 신앙의 정절을 지켜야 했고, 이후에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곳곳을 돌아보며 싸매고 감싸 안았다. 이런 시간을 고스란히 거치며 굳건히 믿음을 지켜 온 창대교회(담임 이상붕 목사)가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한센병원을 모체로 섬김의 본을 보여
1909년 10월 영국 구라선교회가 부산 감만동에 한센병원인 상애원을 창설했다. 한센인들을 돌보기 위해 시작된 병원은 선교의 목적으로 시작, 병원의 교회를 ‘상애원교회’라고 했으며 이것이 현 창대교회의 모체가 됐다. 상애원 한센병원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삶을 살았던 한센인들을 보살피며 그들을 무료로 입원시키고 치료하며 의식주 문제를 해결해 줬다. 또한 복음을 전해 그들의 육체 뿐만이 아니라 영혼이 구원받을 수 있도록 앞장섰다. 상애원 병원은 1911년 호주 장로교 선교사인 매견시 목사가 인수해 28년간 운영했다. 매견시 선교사는 상애원 병원장을 전담하면서 상애교회를 이끌고 선교사업에 주력했다. 매견시 선교사 가족들은 부산경남 지역 복음화와 의료선교에 앞장서며 열정적인 선교의 본을 보여 당시 650여명의 성도가 있었다.
상애원은 당시 세상 가운데 사랑과 헌신의 본이 됐으며 특히 1929년에는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가 전도사로 부임, 한센인을 돌보는 사역에 동참했었다. 그러나 1941년 미일전쟁으로 폐쇄되는 위기에 처했다. 당시 세계시대적 상황상 일본의 적국인 미국, 영국, 호주 등의 사업기관을 둘 수 없다며 상애원의 이전명령이 내려졌고 교회는 이전할 대지를 물색했으나 결국 구하지 못하고 강제 철거의 위기 앞에 놓이게 됐다. 성도들은 자신의 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고 갈 곳 없는 성도들은 결국 총독부의 강제 이송명령에 따라 소록도로 이송됐으며 상애원은 강제 철거됐다.
그러나 1945년 예장통합 경남노회 사회부의 지원으로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교회를 재건하고 ‘박애원교회’라고 했다. 당시 동삼동의 가용면적이 좁아 교회 이전의 필요성을 느껴 1946년 용호동 소재지로 이주하면서 다시 상애원교회로 복명한다.
힘들게 자리를 잡고 터를 세우는 동안 새로운 어려움이 있었다. 여느 교회와 같이 교회가 분열하는 아픔도 겪어야 했고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 교회와 성도들이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러나 때마다 부으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로 교회는 든든히 세워져 갔다.
교회 모태가 됐던 상애원이 지역사회에 섬김과 봉사를 선보였듯이 그 뜻을 따라 1964년 아동시설 새빛기독보육원을 설립했다. 과거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던 한센인들을 안고 치료했듯이 이제 부모와 떨어져 마음의 상처입은 어린 아이들을 안고 치료하기 시작했다.
□정관신도시에 자리잡은 창대교회
교회는 용호농장의 개발계획으로 또 다시 이전해야 했다. 새롭게 닥친 교회의 어려움 앞에 성도들은 한마음으로 기도했고 결국 현재 교회가 위치한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 용수리에 터를 잡았다. 당시 성도들은 자신이 받은 이주 보상비의 십일조를 바쳐 성도들의 십일조와 교회 건물 보상비로 정관면에 10,019㎡(3031평) 규모의 대지를 구입, 2003년 착공에 들어가 2004년 2월 29일 마침내 입당예배를 가졌다. 지난 1986년 상애원교회에서 ‘상애교회’로 교회명을 개명한 이후 2006년 부산동노회의 허락을 거쳐 상애교회를 창대교회로 개명했다.
정관신도시 건설의 공사가 한창인 부산 기장군에 자리 잡은 창대교회는 이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좋은 예배 처소를 마련했다. 역사의 시련으로 강제로 철거되기도 하고 또 여러차례 이전해야 하는 어려움도 겪었으나 그런 경험으로 지금의 좋은 장소를 선정하게 됐다. 특히 교회를 건축하면서 낙원대 실버타운도 함께 지어 65세대 실버타운 원룸 아파트와 창대교회를 아름답게 건축했다.
이상붕 목사는 “그야말로 출애굽하여 가나안복지로 향한 이스라엘과 같이 하나님께서 교회를 인도해 주셨다. 이제 정관신도시에 먼저 세우신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미리 준비하고 예비하여 130만평 2만9천세대, 8만6천명의 정관신도시에 복음화의 주역이 되어 크게 부흥하는 교회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찬란한 1세기를 맞아
58년 동안 살던 땅이 개발돼 이전해야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더욱 성숙해진 창대교회는 지난 10월 9일(금) 10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오후 1시 15분 기념비 제막식을 갖고 1시 30분부터 기념예배를 가졌다. 이상붕 목사의 인도로 시작된 이날 예배는 각지에서 참석한 인사들과 교회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정대성 장로(부산노회증경노회장, 신광교회)가 기도, 이광선 목사(증경총회장, 신일교회)가 ‘하나님의 동역자’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광선 목사는 “교회가 은혜를 받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동역자, 목회자의 동역자들이 많아야 한다. 세상의 것을 버리고 예수님 밖에 없다는 고백이 있어야 동역자가 될 수 있다”면서 “하나님께서 세월마다, 일마다 은혜를 더하셔서 100년 후 더욱 창대해지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원로추대 및 은퇴식, 임직식을 거행했다. 이날 김일수 장로가 원로장로로 추대됐으며 그 외 장로은퇴 3명, 장로임직 2명, 집사임직 4명, 권사임직 5명이었다. 4부 축하시간에는 기장군 최현돌 군수, 이길용 장로(한빛복지협회 부회장), 신수복 목사(기장군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월내교회), 전임인 이만규 목사(증경노회장, 수안교회)가 축사를 전했고 김창영 목사(증경노회장, 동성교회)와 박기화 장로(증경노회장)가 각각 임직자들에게, 교우들에게 권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창대교회는 믿음으로 꿈꾸는 모든 것을 응답받은 100년을 감사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새로운 꿈을 품는 시간이었다.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며 기여하는 교회가 되길 원하는 창대교회는 “새벽마다 건설되고 있는 정관신도시를 바라보면서 하나님 앞에 부르짖고 있습니다. 영혼구원과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는 창대교회의 미래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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