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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장 이영자 권사(모리아성결교회) |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어려운 이웃에게 혜택
미자립교회 목회자 부부, 담임목사 추천자에게 무료, 실비 치료
지난 9월 7일(월) 오후 2시경 부산시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참상쾌한치과를 찾았을 때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 여럿이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과 대기 중인 환자들 역시 노인들이 많아 보였다. ‘어른을 공경하는 치과’로 소문난 참상쾌한치과는 친절과 더불어 치료비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한 알의 밀알이 되기 위한 소맥재단
의료법인 소맥재단(이사장 이영자 권사)은 올해 2월 비영리법인 정식허가를 받고 지난 7월 28일 재단 산하 의료기관인 참사랑치과를 개원했다. 63세의 늦은 나이에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것이 두려울 수도 있지만 이사장 이영자 권사(모리아성결교회)의 관심은 오직 하나였다. 주위의 힘든 이웃을 돕기 위한 작은 섬김이었다.
이사장 이영자 권사는 2년전 그녀의 나이 60세때, 만학도로 부산여자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이영자 권사가 학업의 꿈을 꾼 것은 평소 전도에 열정이 컸던 터라 전도에 도움이 되기 위해 사회복지학을 배웠다. 특히 전도를 하면서 상담에 대한 필요성을 몸소 느꼈기 때문에 복지상담과에 진학했다. 40년간 신앙생활을 하며 전도를 해보니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사회복지학은 그 특성상 실습이 많았다. 노인, 장애인, 어린이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다가가 봉사활동을 하며 깨달은 것이 많았다.
이영자 권사는 어느날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독거노인, 기초수급대상자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일을 했다. 밥과 반찬이 담긴 도시락을 기쁜 마음으로 배달했지만 사실, 그 도시락을 받는 노인들 중 대다수가 치아가 좋지 못해 밥을 줘도 씹지 못하고 도시락에 있는 음식들을 함께 삶아 후루룩 마시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던지. 이영자 권사는 단순한 안타까움을 넘어 눈물 흘리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자신의 부르심을 발견했다. 좀 더 높은 차원의 도움, 근원적인 도움이 이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남편 이창엽 집사와 함께 이를 의논했고 동일한 마음을 품은 이 부부는 2년간의 수고 끝에 법인 허가를 받게 됐다.
고령사회인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이들의 건강 문제가 사회적 책임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은 공통적으로 치아가 없어 식생활의 불편함과 건강 보존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일반 서민층들도 가격, 통증, 시간 등의 이유로 치과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어 치과 치료를 선뜻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보험 진료가 대부분인 치과는 특히 고가의 진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여러 소외 계층과 노인들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실제적으로 돕기 위해서는 의료법인이 필수적이라 생각해 부산 최초 치과 비영리법인 소맥 의료재단을 발족시켰다.
‘밀알’의 한자인 ‘소맥’은 그들의 신앙심을 담아 이름을 지었다. 작지만 한 알의 밀알이 이 땅에 썩어질 때 맺어질 열매들을 바라보는 이들 부부의 믿음이다. 소맥재단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만한 규모로 지어졌다. 1, 2층의 진료실과 법인재단 사무국, 치기공소로 이뤄진 건물에는 소문을 듣고 찾아 온 손님들로 북적인다.
순종으로 낳은 간증
전도의 열정으로 본을 보이던 이영자 권사는 대학 졸업과 함께 지난해 교회에서 봉사부장으로 섬길 것을 제안 받았다. 부장직은 전통상 남자 성도들이 맡아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이영자 권사가 여성으로 봉사부장을 맡았다. 2년을 섬겨야하는 부장직을 맡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슬하 2남 1녀 중 차남이 믿음생활을 하지 않는 것에 어머니로서 죄책감을 느껴 하나님께 그저 속죄하는 마음으로 섬겼다.
봉사부장을 섬기면서 이 권사는 오히려 교회 성도들의 도움과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시간을 섬기면서 힘들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면서 섬기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겨울 새벽기도를 준비하면서 교회 부엌에서 물을 끓이고 있을 때, 당시 장남인 이기철 목사가 교회 청빙과 관련해 기도 중이었다. 아들을 위해 기도하자 하나님께서 믿음을 주셨고 그 결과 올해 2월 서울 월광성결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됐다.
이영자 권사 부부는 재단설립과 치과 개원 이후 조용하면서 편안한 노후 생활을 꿈꿨다. 하나님이 말씀하신 일에 순종해 소맥재단을 발족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은 다했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그렇지 않았다.
이영자 권사는 재단 허가 후 마음이 평안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해야 할 일이 더 많았고, 계획해야 할 일들이 많아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그러던 중 기도시간에 하나님께서 소맥재단을 선교사역에 사용하실 것이라는 음성을 주셨고 그 이후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자 평안함을 누렸다.
가진 것 없지만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감사함으로 그 자리를 섬겼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삶을 드려 헌신했을 때 하나님께서 이영자 권사의 가정에 형통케 되는 복을 주셨다.
사회적 약속, 신앙적 약속도 지키겠다
병원이 개원한지 두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병원 컨설턴트가 놀랄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그것은 먼저 병원의 시스템 때문이다. 정밀하고 세심한 진료를 위해 디지털 방식의 파노라마를 이용해 구강카메라로 정밀하게 진단해 치료한다. 그리고 노인들은 치료 전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 많은데 특히 당뇨, 혈압은 치료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그래서 당뇨 측정기와 혈압기를 준비해 측청한다. 또한 정밀하고 신속한 보철물 제작을 위해 병원 내 자체 기공실을 갖추고 있다.
재단 산하 의료기관인 참상쾌한치과 대표원장은 은성병원에서 치과과장을 역임한 김중종 원장이다. 만남 이후 알게 된 것이지만 김중종 원장(마산재건교회) 역시 믿음의 가정에서 자란 신앙인이었다.
소맥재단은 비영리 의료법인이라 법적으로 치료비 중 16%의 액수를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이를 면제 받는다. 따라서 이로 인해 생기는 소득과 기업, 개인의 후원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 혹은 실비 치료가 가능하다.
일반인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무심코 이 병원을 찾지만 그로 인해 생기는 수익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기 때문에 자신이 모르는 사이 사회복지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법인으로서 부산 동구 지역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사회적 약속으로 당연한 것이지만, 이제 신앙적 약속도 지키고 싶다면서 농어촌지역교회 혹은 미자립교회를 섬기면서 재정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목회자 가정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남편 뒤에서 묵묵히 섬기느라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한 사모들을 많이 보았고 도와줬다며 이들을 지속적으로 돕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담임목사가 불우이웃이나 교회 내 어려운 성도들을 추천할 경우 무료 혹은 원가 실비로 진료할 계획이다. 이영자 권사는 “목회자들이 추천했을 경우, 그 추천이 헛되지 않도록 성심성의를 다해 도울 생각이며 선교사들 역시 부족하지만 힘껏 돕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문의) 소맥재단 사무국
051-462-8000
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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