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북교회 출신 이만열 교수는 군북교회와 주일학교의 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나의 고향은 경남 함안군 군북면 덕대리의 텃골이라는 마을이다. 동네 바로 앞에 평관과 하림 쪽에서 각각 흘러내려 오는 두 줄기의 시냇물이 우리 마을 앞에서 합류하여 낙동강 지류인 남강으로 흘러들어 간다. 마을에서 동쪽으로 바라보면 우람한 백이산이 높이 서 있는데, 예로부터 그 산을 고을의 정신적 지주로 자랑해 왔다. 백이산 너머에는 숙제산이 있다. 아마도 고죽국의 두 왕자 백이와 숙제의 지조를 기리어 지은 산 이름인 듯, 백이산 기슭에는 저 조선조 세조 때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정절을 지켜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어계(語系) 조여(趙旅)를 제향하는 서산서원이 있다. 그래서 나의 고향은 예로부터 지조를 중히 여기고 의리를 추앙하는 향품이 아름답게 전승돼 왔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게 향토가 짓밟혔을 때, 효자 열녀가 많이 나와 지금도 그것을 기리는 비각들이 한번씩 고향을 찾는 후예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것도 이런 아름다운 전통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공맹정주(孔孟程朱)의 유풍이 숨쉬던 이곳에 기독교회가 처음 세워진 때는 1897년이다. 사촌이라는 마을의 조(趙)씨 일문 중 동규란 분이 당시로서는 사교랄 수밖에 없는 ‘야소교’에 미쳐 논밭을 내놓고 교회를 세웠다. 그들은 호주 장로교 선교사인 손안로의 전도를 받아 복음에 귀의했는데, 나의 할머니도 이즈음 복음을 받으셨다. 사촌교회는 우리 집에서 약 5,6킬로 남짓한 곳에 있었다. 교세가 늘어나자 인구가 밀집한 면소재지 쪽에 1909년에 군북교회를 세웠는데, 이 교회가 어릴 때 나의 복음의 요람이었던 곳이다. 나는 3남 7녀중 장남으로 인천 이씨 집성촌 밖에서 태어났다. 할머님이 예수를 믿은 후 핍박 때문에 더 이상 집성촌에서 살 수가 없어 나온 탓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해방을 맞아 부모님은 나를 주일학교에 보내셨다. 당시 군북교회 주일학교 부장이었던 문성주 선생님은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분으로, 지금도 장로로 장립받고 고향교회를 지키고 계신다. 나는 우리 집에서 3킬로나 떨어진 주일학교에 열심히 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문성주 선생님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당시 우리 주일학교는 전학년이 통일공과를 사용하면서 분반공부 후에는 전체를 상대로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때 문성주 선생님은 우리가 담임선생님한테서 잘 배우지 못한 부분까지 잘 정리해 주셨다. 무엇보다도 기다려지는 시간은 문 선생님의 동화시간이었다. 그는 주로 구약성경에 나오는 역사와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즐겨 들려 주었다. 노아 홍수와 아브라함의 믿음, 에서와 야곱의 이야기, 모세와 여호수아, 어린 사무엘과 다윗,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 이야기 등, 그의 음성과 제스처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은 매번 어린이들의 주의를 집중시켰고, 가슴을 죄게 했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해질 무렵 모이는 주일 오후 공부에도 꾸준히 참석했다. 자칫 산만하기 쉬운 어린 마음들을 그렇게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확실히 그의 교수 방법이 요즘 말하는 아동심리학을 체험적으로 간파했기 때문이었다. 그 점에서도 그는 훌륭한 스승이었다. 그러나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그가 인물과 역사를 소개하면서 표현하는 생생한 긴장감과 현장감과 마무리하면서 정리해 주는 놀라운 교훈이었다.”(송자의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은 예수를 믿은 일이다”라는 책 중에서 이만열 교수의 ‘내 학문의 처음과 나중되신 하나님’이라는 글에서 발췌)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군북교회는 1894년 호주장로교 선교부에서 파송된 손안로선교사(Rev.A.Adamson)에 의해 1909년 5월 22일에 설립돼 제 1대 이홍식 목사로부터 제18대 여동현 목사에 이르기까지 주의 사명을 잘 감당해 왔다. 1934년 현 건물의 위치에 아름다운 자연석 건물로 1차 군북교회당이 세워진 이래에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1992년에 현재 건물의 군북교회당을 건축했으며 2001년에는 교육관과 실외화장실을 증축했다. 2005년에는 본당내부수리공사와 리모델링 그리고 사무실과 교제실을 마련해 성도들의 편의와 아늑한 예배공간을 마련했다. 현재 군북교회는 1800평 규모의 토지에 본당과 교육관, 잔디밭, 주차장, 실외 화장실과 사무실, 운동장을 갖추고 있어 전원교회로 아주 아름다운 정경을 자랑하며 성도들의 쉴만한 물가와 같은 교회로 사용되고 있다.
군북교회가 배출한 인물 중에는 전 한국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이만열 장로(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신학박사 이성구 목사(전 고려신학대학원교수, 현 구포제일교회 담임목사), 김종삼 목사(증경총회장,48대), 김병원 목사(전 고신대총장)등 일반사회와 교회에 영향을 끼친 인물이 많다.
또한 군북교회를 거쳐간 교역자 가운데 고신총회장을 역임한 황철도 목사(9,14대), 박손혁 목사(8대), 윤봉기 목사(15,24대), 정순행 목사(46대)가 있으며 유봉춘 목사는 군북교회 시무시절 한국최초의 성구사전을 편찬했다. 배삼술 목사(사단법인 광애원)와 같이 사회봉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도 있다.
군북교회는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의 일환으로 초중고 졸업식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100주년 감사예배 때에 지역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6월에는 지역무료의료봉사(삼성병원 40여명의 의료진)를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자 한다.
군북교회는 7명의 선교사(스리랑카, 모로코, 일본, 인도, 미얀마, 우즈벡, J국), 7개의 지역교회(사촌, 하림, 행복한산서, 수림, 부봉, 죽전성안, 횡성장로), 창원극동방송, CTS방송, 고신대학교 학술원 등의 기타 기관들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100주년기념 선교교회당으로 스리랑카 동부지역에 왓다반교회를 건축함으로서 선교에도 남다른 열심을 가지고 있다.
군북교회는 주일에 초중고 학생 70여명을 포함해 250여명이 회집하는 지역교회의 적지않은 교세를 자랑하는 교회이다.
군북교회의 비전은 문화복지관 건립을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교회가 되는 것이며, 군북교회를 통한 독립선교사를 파송해 선교지에 선교센터를 마련하고 전략적으로 선교를 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지금 현재에도 부흥하고 성장하는 지역교회가 되기 위하여 병원전도, 장터전도, 목요전도 등을 통해 전도에도 힘쓰는 교회이기도 하다.
군북교회는 5월 23일 오전 11시 군북교회 설립 100주년 감사예배를 드린다.
경남지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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