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 같은 역사가 일어나는 세계로교회
5년동안 매년 30%이상 성장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대화의 화제거리가 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특히 벤처마킹을 하러 사람들이 모인다면 한 두가지가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장점을 지녔을 것이다. 처음에는 무료개안수술로, 지금은 불신자 전도로 한국교회의 이목을 사로잡고 벤처마킹을 당하는 곳. 부산 강서구 송정동에 위치한 세계로교회를 찾았다.
부산경남지역은 물론 한국교회의 롤모델이 되는 세계로교회(담임 손현보 목사)는 마을버스만 겨우 다니는 시골에 자리잡고 있지만 주일 오전 11시가 되면 부산, 마산, 진해 등에서 모여드는 차량으로 장관을 이룬다. 1953년 3월 20명으로 시작한 세계로교회(당시 녹산제일교회)는 재적 2천여명, 주일 대예배 출석교인만 1천7백여명에 이른다.
교회 주변에는 농사짓는 노인들만 사는 시골이었다. 지금은 녹산공단, 주거단지 등이 들어서 인구가 증가했지만 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며, 아직도 노화된 지역이다. 그러나 이런 곳에 2천여명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대규모의 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물론 택시기사들도 세계로교회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사람이 모이는 교회, 좋은 소문이 나는 교회, 그곳이 세계로교회다.
무한 감동을 선사하는 교회
손현보 목사는 불신자들이 왜 교회에 오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러나 답은 간단했다. 교회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신자들이 교회를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손 목사는 복잡하게, 이런 저런 전략과 방법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복음을 위해 움직인다. 세상이 교회를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래서 세계로교회의 슬로건 역시 ‘좋은 이웃 감동을 주는 사람들’이다. 감동을 주기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무료개안수술이다.
세계로교회는 연간 1천여명씩 7년째 개안수술을 지원하고 있다. 잘 보이지 않아 고생하시던 어머니를 개안수술해 주면서 보람을 느낀 손 목사는 동네 어르신들의 눈을 밝히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역 특성상 칠순을 넘긴 노인들이 많았고 이들이 앞이 잘 보이지 않아 거동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어머니를 생각하며 지역민들에게 무료개안수술을 해줬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 없이 부모를 섬기는 마음으로 도움을 청하는 모든 이들에게 무료개안수술을 해준 것이 벌써 7년.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도움을 받는다.
세계로교회가 세상에 전하는 감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노인, 환자 등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매주 수, 목요일 목욕을 시켜주고 소년, 소녀가장 및 결식아동을 돕고 있다. 또한 연로한 노인들이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무료로 신축 및 수리해 주고 가정의 경조사에 차량을 무료로 대여한다. 그리고 가족사진, 인물사진, 초상 등 대형사진을 무료로 촬영해 주며 그 외 삶에 일어나는 여러가지 문제를 언제나 상담 받을 수 있다. 지역을 향해 끊임없이 섬기고 봉사하는 교회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은 당연하다.
손현보 목사는 어떻게 불신자들에게, 지역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할지 지금도 고민 중이다. 불신자들에게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서...
올해는 850명에게 세례를
교회가 섬겨준 사랑에 감동받은 사람들은 언젠가 한번은 교회를 찾는다. 성도들의 뜨거운 전도와 교회의 섬김으로 세계로교회에는 매주 70~90여명의 새신자가 찾는다. 부산과 진해 경계선에 위치한 세계로교회는 과거에는 교통이 불편해 힘들었지만 오히려 지금은 넓은 어장을 가진 교회다. 부산, 경남 일대를 휩쓸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1993년 제15대 교역자로 부임한 손현보 목사는 당시 ‘교인 100명’을 목표로 기도했다. 손 목사는 주민들의 명단을 붙들고 밤새 기도하며 복음을 전했다. 결국 부임 3개월 만에 교인수가 100여명이 됐다.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옛말처럼 전도에 열정적인 손 목사를 닮아서인지 세계로교회 성도들은 ‘전도’에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 성도들의 변화되는 삶을 보면서 그 가족은 물론 직장, 친구들까지 저절로 교회를 방문한다. 이렇게 찾아온 새신자들은 3명 중 1명이 예수를 영접하고 믿음생활을 시작한다. 그 결과 2004년 198명, 2005년 257명, 2006년 321명, 2007년 418명, 2008년 590명에게 세례를 주었고 올해에는 850명에게 세례 줄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30%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해의 30% 이상인 85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형교회들은 대부분 수평이동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교회도 경쟁시대라서 수평이동을 당연시 여기는 풍조지만, 세계로교회는 이를 과감하게 거부하고 불신자들을 전도해 교회를 성장시켰다. 그래서 세계로교회 성도들은 대부분 처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다.
“왜 안될까? 어떻게 하면 될까?
한국교회의 문제점 중 하나는 ‘끼리끼리’ 문화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공감할 것이다. 사실 한국교회에 매주 새신자들이 찾아오지만 이들이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교회 내 ‘끼리끼리’ 문화를 뚫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신자가 찾아와 한달간 양육을 받고 교인으로서 신앙생활을 시작하지만 곧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 새신자 정착은 잘 되지만 궁극적인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세계로교회는 새신자 정착률이 높다. 정착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신앙생활이 이루어진다.
손현보 목사는 어느날 구역장으로 섬기는 장로님의 하소연을 들었다. “사람들이 바쁘다며 모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 목사는 ‘구역이 왜 안될까?’ 고민했다. 답은 “재미가 없어서다.” 사람들이 아무리 바빠도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역모임 중 재미없는 부분은 무엇인지, 그래도 재밌는 부분은 무엇인지 고민했다. 이내 손 목사는 ‘어떻게 하면 될까?’하고 고민해 구역모임에서 성경공부, 예배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과거 목회자가 많이 없던 시절, 구역을 통해 말씀을 배웠지만 지금은 좋은 설교, 집회가 넘쳐나는 시대다. 목사가 있으니 성도들이 설교하거나 성경공부 할 필요 없이 재미있는 것을 해서 구역을 활성화 시키라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 식사하며 교제를 시작했다. 그저 먹기만 하는 모임이 아니라 한사람씩 자연스럽게 나누는 간증을 통해 서로에게 도전이 되는 기회로 삼았다. 만약 구역내 한 사람이 직장 동료를 전도하려고 한다면, 구역이 함께 나선다. 전도하려는 사람을 살펴보니 그 사람이 볼링을 좋아한다면 “구역 모임으로 볼링을 치려는데 와서 좀 가르쳐 달라”며 자연스러운 모임을 만들어 2-3차례 만남을 갖고 교회로 인도하는 것이다. 차근차근 전도를 하다보니 구역이 자주 만나게 되고 서로 친밀해지면서 부흥하는 것이다. 지금은 세계로교회 내 84개 구역이 있다.
새신자가 구역장이 되기까지 6개월~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훈련과정을 거쳐 구역장이 돼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세계로교회는 다양한 특징이 있다. 2천여명이 참석하는 교회에 부목사가 1명이다. 왜냐하면 성도들이 함께 맡은 곳에서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푸른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고 심플한 디자인의 교회 건물. 세계로교회의 자랑거리는 다양하지만 교회건축 때문에 귀감이 되고 있다. 교회가 대형화되면서 많은 비용을 들여 교회를 건축한다. 그러나 세계로교회는 계란판, 계란껍질 등을 사용해 저렴하게 교회를 건축하고 그 재정으로 봉사와 섬김에 앞장선다.
또한 세계로교회는 남여전도회(선교회), 성가대가 없다. “실제로 전도하지 않는 조직은 필요없다”는 것이 손 목사의 생각이다. 전도회 대신 구역이 활성화 돼 있으며 자신의 취미나 관심분야별로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기 때문에 매주 성가대의 찬양 대신 구역, 동아리, 가족이 한달 전부터 준비한 것을 선보인다.
또 하나의 매력은 ‘간증’이다. 수요예배, 대예배 등 1주일에 4회에 걸쳐 진행되는 간증으로 서로에게 도전을 주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만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간증을 통해 용기를 얻고 또한 새신자들에게 딱딱한 설교가 아닌 삶의 변화를 나눔으로 하나님을 전하고 있다. 부산경남지역 30%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는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는 성도들에게 “너무 잘해줘서 감사하다. 우리 생애가 오직 하나님을 위해 살며 남은 생애도 복음을 위해 함께 헌신하자”고 말했다.
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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