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분가시키고 목사·장로 임기제를 선언한 강남향린교회

행동하는 신앙 10년!
강남향린교회 전경
얼마 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강남향린교회(김경호 목사)는
‘ 예수의 얼굴을 닮은 교회 ’(뉴스앤조이)란 제목으로 교회 10주년을 기념하는 책을 발간했다. 이제 겨우 10년이란 시간이 지난 작은 교회가 무슨 할 말이 있어 책까지 펴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강남향린교회는 10년 동안의 교회이야기를 자세히 그리고
진솔하게 밝힘으로 교회 스스로 반성하는 자세로 기록하였다고 한다.

강남향린교회는 무엇보다 ‘이웃과 함께 평화를 만들어 가는 열린 교회’를 중심 사역으로 교인전원이 함께 9가지의 행동 방향을 세웠다. 예수님과 같이 가난한 자와 억눌린 자들에게 기쁜 소식을 알리는 복음자로 선교하는 교회. 서양에서 들어온 기독교이지만 우리 민족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고 우리의 것들을 통해 신앙을 표현하는 민중, 민족과 함께 하는 교회. 자신의 직업과 삶의 전 영역을 통해 예수님을 증언하는 교회. 교인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교회를 이끌어 나가며 평신도들의 의견이 존중되는 민주적인 교회. 지역사회의 유익한 모임을 위해 교회 공간을 개방하며 민주시민들을 위한 모임들이 계획되어 갈 수 있는 공헌하는 교회. 여성 목회자나 여성 장로 안수 등 남녀의 성차별 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성차별 없는 교회. 늘 갱신하는 자세로 건전한 의견을 향해 열려있는 젊은 교회. 대교회주의를 배격하고 가족적인 공동체를 이루며 교인 정원을 500명으로 하여 그 이상 출석할 때는 분가의 방식으로 선교하는 가족적인 공동체 등이다.

강남향린교회는 지난 1993년 향린교회(홍근수 목사)의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교회를 서울 가락시장 사거리에 세워진 교회다. 통일운동에 앞장 서 온 민중 신학자 안병무 박사와 홍창의 의사 등이 한국교회의 갱신을 위해 새로운 신앙운동의 하나로 출발한 교회이기도 하다. 강남향린교회 역시 이러한 향린교회의 창립정신과 목회를 계승해 더욱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대형화, 물량화, 보수화로 치닫고 있는 한국교회를 갱신하기 위해걸음을 내 딛고 있는 것이다.

강남향린교회는 지난 2002년 교회갱신 선언으로 기독교계 매스컴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교회 공동체가 좋은 의지로 공동 합의를 통해 두개 또는 그 이상의 공동체로 나눈 후, 나누어진 공동체가 각자 본래 공동체의 목회 질과 양적 규모를 회복할 때까지 서로 돕고 기도하며 책임지는 분가선교를 선언한 바 있다. 이는 개혁교회의 전통에 따라 끊임없이 개혁하고자 하는 강남향린교회의 의지인 것이다. 분가선교를 통해 작아지고 낮아져 선교현장에 더욱 가까이 가려는 교인들의 자발적이고 역동적인 교회 구조를 지니려 하는 것이다. 한편 목회자 및 장로 임기제를 선언했다. 종신제도였던 목회자 및 장로 임기제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기 어렵고 보수화하기 쉬운 교회제도 대신 새로운 인력을 충원해 교회의 역동성을 담기 위한 방법이다. 물론 임기가 끝난 후 신임을 재확인해 더 높은 지도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장로 이외에 평신도들을 교회정치에 참여하게 하기 위한 긍정적인 교회갱신안이라 평가되기도 했다.

◆강남향린교회의 교회갱신안이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봅니다.
- 지난 2002년 공동의회에서 확정하고 발표한 교회갱신안이 한국 기독교계에 보이지 않는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교계가 이러한 움직임을 바랬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우리 교우들이 큰일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결단과 실천은 우리들의 신앙을 새롭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결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 일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많은 산들을 넘어야겠지요. 사실 교회갱신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더욱 겸허하고 주의 깊게 들을 것입니다.

◆김목사님은 언제 분가를 하게 되시나요?
- 2004년 중에 강남향린교회를 떠납니다. 지난 1998년부터 교인들이 140여명이었는데 2004년이 다가온 이 시기까지 큰 변화가 없습니다. 이런 상태를 계속 놔 둘 수는 없는 것이죠. 교회가 정체되고 기존교인들만의 공동체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분가라는 것이 대형교회의 지성전체제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 대형교회들의 분점 형식의 지성전체제와는 다릅니다. 제가 새로운 개척교회의 목사를 맡고 강남향린교회엔 새로운 목사를 청빙하게 되죠. 모(母)교회에서 재정과 목사를 인선하는 것이 아니죠. 기존의 모(母)교회와 대등한 교회를 만들게 됩니다. 강남향린교회 교인의 15%, 재산의 20%를 기본자산으로 가까운 거리 약 10㎞ 이내에 새로운 교회를 세울 계획입니다.

◆김목사님의 사역은 어떤 것을 중요하게 보시나요?
- 하나님의 사랑을 충분하게 느끼고 경험한 사람은 이웃과 사회를 위해서도 봉사하게 되고, 봉사해야 하지요. 저는 행동하는 신앙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고자 하는 의식, 역사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의식은 참으로 훌륭한데 그 사람의 개인적 삶이 그것을 전혀 따르지 않고 삶의 습관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을 보게 되지요. 헌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 안에서 누리 사랑으로 마음이 움직이는 것, 그러면 당연히 행동으로 실천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가까운 곳에서부터 작은 사랑의 실천을 해나갈 때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큰 사랑이 이루어지리라 봅니다.

강남향린교회는 10년이 지났다. 그 동안의 시간 동안 교회의 자화상인 예수님을 얼마나 닮았을까? 그리고 사회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을까? 고민한다. 끊임없이 예수님을 닮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변화하며 혁신을 일으키는 교회. 개척이란 쉽지 않은 길로 나서는 강남향린교회의 사역을 위해 기도한다.
(강남향린교회http://www.hyanglin.or.kr)
/김선영 기자
200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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