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불모지 아이타족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교회가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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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아이타 교회에 주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인 사람들 |
작은 배를 타고 건너편이 보이는 곳에 도착할 때 즈음, 우리를 향해 두 팔을 벌려 찬양하고 있는 아이타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위의 아름다운 경관에 정신이 팔려있던 우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우리가 도리어 그들에게 축복을 받을 줄이야... 그들의 언어인 따갈로그어로 우리를 향해 찬양하며 축복해 주는 그들의 모습에 우리 모두는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배에서 내리는 우리의 손을 잡으며, “I love you”라고 고백하는 아이타족. 그 모습에 우리는 기쁨의 감격이 벅차 올랐다.
그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도착한 우리는 대야를 머리에 이고 다시 아이타 마을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뜨거운 햇빛아래 30여분을 걸어 도착한 아이타 마을. 우리는 그곳에서 또 한번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을 입구에 늘어선 온 마을 사람들은 우리를 향해 찬양의 축복을 그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영성훈련을 통해 아이타족을 섬기던 우리의 모습을 잊지 않고, 우리가 그들을 축복했던 것처럼 이제 그 축복을 우리에게 돌리고 있었다.
5년 전 방남기선교사와 김해경 선교사가 처음 아이타 땅을 밟았을 때 이런 모습은 꿈에 그리던 것이었다.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피하기만 하던 아이타족의 이러한 모습은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었다.
김해경 선교사는 우리의 손을 붙들고 울기 시작했다. 감사의 눈물이었다. 그들이 변할 수 있게 섬겨준 우리에게 고맙다며 한없는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우리가 한 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눈물로 씨앗을 뿌리고, 기도로 밭을 일군 방 선교사 내외에게 하나님께서 은혜의 결실을 보여주신 것 같았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이 사랑을 표현하기란 힘들었다. 너무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고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그들과 우리가 이렇게 서로를 축복하며, 서로를 얼싸안고 기도할 수 있는 힘은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만 가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을에 들어서자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교회 였다. 별다른 시설을 갖추지 않은 작은 교회였지만 그곳을 가득 채운 그곳 사람들의 열정만큼은 어떤 큰 교회의 성도들 못지 않았다.
작은 교회당에 46명의 우리 팀원들과 마을 사람들이 다 들어가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무더운 날씨에 빽빽하게 들어 선 사람들로 교회 안은 만원이었다. 하지만 어느 하나 불평하는 이 없었다. 그것 또한 감사했다. 주일 예배당이 가득 차고 넘치는데 그까짓 더위쯤이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예배당 안은 땀에 젖고 눈물에 젖고, 감사와 감격에 젖어 있었다.
그들은 우리를 이 은혜의 감격에서 더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들었다. 좁은 예배당에 마을 사람들이 다 들어오지 못하자, 그들은 교회를 둘러싸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우리 모두는 정말 말로는 다 형용할 수 없는 은혜를 경험했다. 우리가 섬기고 기도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사람들이었는데, 우리가 오히려 그들의 섬김과 기도를 받다니...
하나님의 크신 사랑에 울고 또 울며, 예배 시간이 그렇게 눈물 바다로 변했다. 이 눈물은 결코 그들을 향한 동정의 눈물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은혜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었다.
아이타사람들은 “이러게 하나님을 만날수 있게 해주어 감사하다” 며 특송을 들려주기도 했다.
매주 편안한 한국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도 때로는 덥다고, 때로는 춥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던 우리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교회가 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감사하고 이렇게 감격스러울 줄은 몰랐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필리핀 아이타족과 함께 지내는 동안 교만한 우리의 모습이 깨어지게 하셨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지는 곳에 어떠한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보여주셨다.
이러한 사랑의 기적이 예전 한국에서 있었고, 지금 필리핀 땅에서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어떤 곳에서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우리는 또 다른 기적을 찾아 나아가야 할 것이다.
손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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