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운동은 교회가 해야한다. 의식변화부터 전개해야...
일시 : 2003년 11월20일(목)
장소 : 파라곤 호텔 회의실
사회 : 신이건 장로(본보 사장)
대담 : 이윤구 총장(인제대)
이종윤 목사(부산생명운동연대 사무총장, 부산진교회)
한성국 목사(평화교회)
사진, 정리 : 신상준 부장
●신이건 장로 : 반갑습니다. 최근들어 자살, 환경문제등 사회적으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교계안에서 생명운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예장통합 교단은 이미 생명살리기 10년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평신도들에게 생명운동은 아직 생소한데요, 구체적으로 생명운동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종윤 목사 : 결론적으로 말해서 생명운동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일, 즉 세상을 향한 구원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구원운동이라면 ‘영혼구원’을 말합니다. 틀린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생명운동은 사람뿐아니라 당신이 창조하신 피조세계가 하나님이 원래 의도하신 창조질서로 되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스도는 세상을 위하여 독생자들 보내셨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람’을 위하여 보낸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하여 보내셨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흔히 환경운동이라는 말을 많이 접하고 있는데 생명운동은 이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위천공단 문제, 낙동강 문제, 정치, 교육, 사회등 모든 것이 생명운동입니다. 기존의 환경운동과 차이점은 환경운동은 사람을 배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생명운동은 교회가 나서야 할 운동이며 교회만이 이 사명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이윤구 총장 : 그렇습니다. 전 교회의 사명인 생명운동을 생각하면서 한국교회만큼 무관심한 단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한가지 예로 북한어린이들의 굶주림을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빈곤으로 굶어 죽는 나라가 30개국이 있답니다. 거기서 북한이 세계 7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빈곤으로 굶어 죽어 가고 있습니다. 같은 동포인데 한쪽에서는 굶어 죽고, 다른 한쪽에서는 너무 많이 먹어 다이어트를 하고 난리입니다.
●신이건 장로 : 기독교 생명운동 언제부터 시작이 되었습니까?
●이종윤 목사 : 1990년 로마 교황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카톨릭은 이전까지 여성과 자연을 미천하게 여겨왔는데 여기에 대한 반성으로 생명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동등한 가치를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생명운동의 효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개신교에서는 91년 ‘정의 평화 창조질서 보전’이라는 주제로 WCC(세계교회협의회)대회에서 처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통합교단의 경우 현재 생명 살리기 10년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신이건 장로 : 왜 생명운동이 일어나게 되었습니까?
●한성국 목사 :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기 위해 일어난 운동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창조물과 피조물을 회복하기 위해 일어난 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를 바라보면 구속주 하나님은 계신데 창조주 하나님은 사라졌습니다. 서구의 신학이 들어오면서 인간중심이 되어 인간은 편해졌지만 모든 것이 황폐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독교적인 생명운동은 소비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는 우리의 밥상을 보며 얼마나 많은 생명이 우리를 위해 죽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아야 합니다. 지금 교회는 함부로 쓰고 함부로 낭비하는 모습을 지양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신이건 장로 : 생명운동이란 세상을 향한 구원운동이라고 하셨는데 저도 공감이 갑니다. 특히 우리 기독교가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결국 기독교가 지향하는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생명운동을 일으켜야 할 것 같습니다.
●이윤구 총장 : 우리는 ‘사랑’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의 진가를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시고 기뻐하셨던 이유는 유한적인 생명에서 영원한 생명을 끌어내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생명이라면 영아에서 장례까지를 생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물질적인 생명입니다. 육신의 죽음을 우리는 흔히 슬퍼하는데 우리 기독교는 기뻐해야 합니다.
●신이건 장로 : 이종윤 목사님은 부산생명운동연대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생명운동이라는 것이 너무 생소하여 어려움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이종윤 목사 : 그렇습니다. 기독교생명운동 한다는 것이, 특히 복음화률이 낮은 부산에서 한다는게 쉬운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생명운동은 교회가 해야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입니다만 교회는 무관심 속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교회는 세상에서 스스로 소외되고 있습니다. 지금 개신교가 위기 아닙니까? 1980년대부터 위기라고 했지만 지금처럼 위기가 어디 있습니까. 교회권위가 실추되고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이 전혀 없습니다. 세상에 변화를 못주고 있지 않습니까? 전 근본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한다고 봅니다. 실무자들의 활동이 중요한데 교회의 재정적 지원은 전무합니다. 생명운동을 이해를 못하니까요. 의식의 변화부터 와야 합니다.
●신이건 장로 : 결국 이 생명운동은 일선 목회자님들 혹은 교회의 사명이 크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요. 목사님들이나 교회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해 나가야 되겠습니까?
●한성국 목사 : 적용하는 문제보다 의식의 변화가 먼저입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구속주 하나님은 계신데 창조주 하나님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일선목회자들이 근본적으로 창조물에 대한 신학적인 개념을 올바르게 정리하는 것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생명운동은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물에 대해 목회자들이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 부분만 제대로 정립된다면 적용하는 문제는 별로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종윤 목사 : 기독교 생명 연대는 어떻게 밥상을 차려야 하는가, 녹색교회 만들기, 유쾌하게 살아가기 또 여러 가지 전도용지를 창조질서 보전운동 홍보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 목사님 말씀대로 목회자들의 의식변화가 중요합니다. 일반성도들은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은데 목회자들의 의식변화는 아직 미비한 것 같습니다. 리더들이 앞장서고 실천해 나간다면 생명운동이 한국교회에 활성화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신이건 장로 : 예, 오늘 생명운동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21세기는 복지와 환경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많은 사회학자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생명운동을 앞으로 어떻게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인지가 21세기 목회 성공의 가늠자가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본보도 생명운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많은 지면 할애를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이 자리에 참석한 이윤구 총장님과 이종윤 목사님, 한성국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좌담에 응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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