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을 크게 뜬 이들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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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수요일 시각 장애우 성도들이 교회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
장애우하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고 사람들과 더불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진 이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곳이 있다. 시각장애를 갖고 있지만 어느 누구보다 남을 돕고 베풂을 몸으로 행동하고 있는 이들이 모인 ‘삼광교회’를 찾아가 보았다.
매주 수요일이면 교회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시각장애우성도들의 봉사활동에는 매번 30~70여명의 주민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대부분 60세이상의 노인들이 노환으로 꾸준히 찾고, 10여명이 봉사를 하고 있다. 뜸, 지압, 침술, 적외선치료, 안마등 시각장애를 가졌지만 손으로 하는 모든 치료에는 전문가인 성도들, 적극적인 봉사로 교회 안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청년과 성도들, 천방지축 어린아이까지... 이들 모두 지금 ‘나누는 사랑과 봉사’를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힘든 시험을 받다
삼광교회는 92년 오정일 목사의 개척으로 시각장애우들과 함께 부산역 앞에서 ‘사랑찬교회’란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후 김기원 목사가 ‘삼광교회’란 이름으로 어렵게 아파트 상가를 분양 받아 이전해 왔지만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내세운 아파트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그들은 시각장애우와 그들의 손을 잡은 김기원 목사를 조롱과 조소로 대했고 성도들은 1년여를 예배당에 들어가지 못해 천막을 치고 예배당 밖에서 예배를 드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 사회법은 성도들의 손을 들어 주었고, 오랫동안 바라만 보았던 새 성전에서 예배드릴 수 있게 되었다.
그 날이 2001년 12월 25일이었다.
처음에는 맹아학교학생들이 주류였던 교회지만 지금은 시각장애우 성도와 비장애우 성도가 반반으로 서로를 보듬어 안고 있다. 주일학교 학생들도 50여명이나 되어 힘든 시험 후에 내려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느낄 수 있는 교회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삼광교회 건물에는 십자가도, 종탑도 없다. 아파트 주민들이 그것들을 무너뜨리고 유리창을 깨는등의 핍박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주민들 마음에 변화를 주실 주님을 믿으며 기도는 계속되고 있다.
나누는 기쁨
“나누는 목회를 지향합니다. 받는 것이 아닌 주는 데로 바꾸어야죠”
김기원 목사는 교회가 점차 틀이 잡혀갈 때 쯤 ‘이젠 누군가에게 지원받는 것이 아닌 우리들 스스로 자립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원래 받는 것에 익숙해진 성도들이기에 처음에 자신들보다 더 어렵고 불편한 이들을 돕자고 했을 때 선뜻 나서질 못했다. 하지만 추웠던 1,2월 부산역앞에서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를 가져 무려 2천5백만원의 성금을 모은 것을 시작으로 일년에 한번 사랑찬 선교회를 열어 시각장애우를 대상으로 쌀과 생필품을 나누고 부활절과 성탄절에 100여명의 시각장애우 초청잔치를 열고 있다. 그리고 일년에 두세번 주민들을 대상으로 온천목욕과 식사를 대접해 교회를 알리고 있으며 영세 장애우에게 생활비를 보조해주고 있다.
시각장애우를 위한 하나님의 일꾼
김기원 목사는 청주출신으로 금융업에 종사하다가 ‘하나님의 일을 하자’는 마음을 갖게 돼 마흔이 넘은 나이에 신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곧바로 목회를 한 것이 아닌 사업에 뛰어들었고 그것이 IMF로 실패하고 양손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후에야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어 그때부터 목회를 시작했다고 한다. 목회를 한 이래 항상 시각장애우들과 함께 하면서 새벽부터 일일이 시각장애우성도들의 집까지 찾아가 교회로 데려오고 다시 데려다 주는 일을 계속 해오고 있는 김기원 목사는 앞으로 교회 앞에 복지센터 부지를 구입해 부산시 1만 시각장애우를 위한 복지센터를 마련하고자하는 꿈을 현실로 키워나가고 있다.
삼광교회의 수요일 봉사활동은 11월부터는 화요일로 날짜를 옮겨서 계속한다고 한다. 치료의 손길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담겨있고, 기쁜 얼굴로 봉사하는 모습의 성도들이 있는 삼광교회가 앞으로도 시각장애우들과 주위의 주민들이 함께 따뜻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지길 기도한다.
/김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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