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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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으로 인해 더해지는 고통의 모습 |
지난 9월 4일 미국은 리처드 롤리스 미국무부 부차관보의 방한을 통해 파병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파병 이유도 ‘국익론’에서부터 시작해 ‘보은론’, ‘북핵 바터론’등 다양한 실정이다. 심지어 미국에 그 어떤 조건을 붙이지 말고 파병해야 한다는 ‘무조건 파병론’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한국정부는 경제실리를 내세우며 파병 촉구에 이른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독교계는 이라크 파병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기독교계 이라크 파병 찬반 논란
▶KNCC, 이라크 파병 반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백도웅)가 교회와 사회위원회의 명의로 지난 9월 16일 이라크 파병 반대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미국이 한국에 대규모 이라크 파병을 요청한 것에 대한 KNCC의 입장으로 “현 상황은 이라크에 파병된 한국군 비전투요원의 철수를 논해야 할 시기이다”라고 밝혔다. 이 성명에서 KNCC는 이라크 전쟁이 하루 속히 종료되어 미군이 빨리 철수하고, 이라크 내 모든 문제를 유엔의 협조 아래 이라크 민중들이 자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에 대해 파병문제를 단호히 거부해야 할 것이라고 전하며 우리 젊은이들의 희생이 반복되지 않는 정책을 펴 달라고 덧붙였다. KNCC는 이라크 파병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21세기 화해와 세계평화에 역행하는 미국정부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정당성 문제를 지적하였다.
▶기장, ‘한국군 전투병 파병반대 성명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김옥남)도 지난 9월 23일 ‘한국군 전투병 파병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부당한 파병 요구를 거부하라!”고 외치며 이라크 파병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미국의 명분 없는 이라크 전쟁에 한국군 전투병 파병을 반대한다”고 성명서서에 밝히며, 미국의 세계패권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일으킨 침략전쟁에 지지하거나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인 것이다. 또한 미국이 아직까지 대량살상무기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고,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이라크내 미군병력을 즉각 철수할 것을 밝히고 있다.
▶시국대책협, 비전투 이라크 파병지지
한국기독교시국대책협의회(회장 김준곤)가 지난 9월 26일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비전투병 차원의 파병을 실시할 것을 촉구해 관심을 모았다. 조용기 목사, 길자연 목사, 김준곤 목사등 한국교회 원로 지도자들이 참여해 그 무게를 더하고 있는 시국대책협의회는 “한국은 아직 휴전상태이며 한미동맹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미국이 요청하는 파병 요청을 인정하고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선언문을 발표함으로 이라크 파병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라크의 평화와 질서 유지를 위해 파병이 되는 만큼 전투병이 아닌 의무병, 비전투 병력으로 파병되야 함을 강조했다. 이는 국가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수교단들의 입장표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시국대책협의회의 이번 선언문에서 진보교계 인사들이 발표문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신학자 모임
지난 10월 7일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신학자 모임은 “이라크 파병은 이라크민의 피를 볼모로 한반도의 평화를 사려는 반인륜적 행위이다”며 이라크 파병에 반대 의견을 전했다.
또한 홍근수 목사등 기독교계 일부 인사들은 범종교적 차원에서 파병저지를 위한 연대활동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신학자 모임은 김경재 교수(한신대)등 18개 대학 51인의 기독교신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기독교인터넷방송에서는 이 주제를 금주의 토론주제로 정하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하며 이라크 파병에 대해 찬·반 의견을 설문조사하고 있다. 10월 14일 1,352명이 설문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777표(57.47%), 반대 575표(42.53%)로 찬성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토론에서는 “전쟁이 부시라는 한 사람이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라면, 우리 믿는 자들도 생각을 조금 조율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은 평화를 사랑하시지 전쟁을 좋아하시지 않는다”등 찬반의견들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시아파로 보이는 한 이라크 저항단체가 미국 주도의 연합군에 동참하는 외국 군대와 이들 국가에 대한 테러를 경고하고 나섰다. 이들은 아랍권 여부에 상관없이 이라크에 파병되는 모든 외국군을 점령군으로 인식하고 단호히 싸울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조만간 이들 국가에 대한 작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AP연합뉴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지난 10월 13일 국회에서 가진 시정연설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 여부를 더욱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라크 추가 파병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쌓아 온 미국과의 관계 그리고 경제에 미칠 영향, 비용과 명분, 한반도의 안보등 여러 가지 사정을 충분히 고려한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기독교계 역시 우리 정부의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 신중하고도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여러 가지로 복잡한 상황에서 그 어떤 이유에서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정부의 입장을 고려할 줄 알아야 한다. 무조건적인 파병 지지나, 파병 반대보다는 가장 명분 있고 가장 국익이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신중히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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