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혐오형 이민 급증, 교회가 이민 열풍을 막아줄 대안도 없어....
“치열한 경쟁 후에 보장 없는 삶을 자식들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다”
“회복되지 않는 경제 속에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 아득하다. 그래서 이제는 떠나련다”
올 상반기 외교통상부에서 집계한 이민자수는 7,125명.
해마다 가을에 이민자 수가 더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이민자는 최소한 1만 5,000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만 2,655명 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며 IMF로 경제난에 허덕이던 1998년의 1만 3,974명을 넘는 수치다.
렇게 이민이 한국사회에 극도로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의 탈출구가 되고 있다. 무엇인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꿈을 찾아 이민을 떠났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교육여건을 비롯해 정치·경제·사회전반에 대한 좌절감에서 온 한국사회 혐오형 이민으로 이민 희망자의 약60%가 20,30대의 젊은이들이다. 이 땅엔 더 이상 비전이 없고 무엇을 바라 볼 희망이 없어서 차라리 새로운 나라에 가서 다시 시작해 보고자 떠나고 싶다는 젊은이가 많다는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15000여명이 해외 이주 이민 박람회를 찾고, 홈쇼핑업체의 이민상품은 홈쇼핑 사상 최고인 분당 6억 6250만원의 대박을 기록하기도 할 정도로 이민 열풍이 거세다. 이처럼 지금의 이민 열풍은 일제에 의해 강제로 하와이 사탕수수밭으로 끌려간 강제 이민이나 생계를 위해 떠난 이민이 아닌 혐오형 이민이라는 점에서 그 문제점이 큰 것이다.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 6회 해외 이민·유학 박람회’장은 경제·정치적 불안과 치솟는 사교육비에 대한 불만으로 탈(脫) 한국을 꿈꾸는 이민 희망자 행렬이 박람회장을 가득 메웠다. 주최한 (주)한국전람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에는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입장객들로 장사진을 이뤘으며, 이틀간 약 15,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이민 희망자는 “한국 사회에 지쳤다”고 말하면서 경제적 문제든, 교육적 문제든 한국 사회에서는 더 이상 새로운 목표를 찾을 힘조차 없다고 한다. 청·장년층은 이 나라의 현실에 낙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래에도 희망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이민을 지원했다고 한다. 그들은 현재와 미래의 대한민국에서 자신과 가족의 자리매김에 회의감을 갖고 있기에 낯선 타국에서나마 새 인생을 개척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것이다. 당장도 힘들지만 앞으로도 나아질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지금 힘들어도 잠시만 참으면 희망찬 미래가 다가올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면 ‘탈 한국’열풍이 이렇게 심했을리는 없었을 것이다. 불경기와 취업난, 치솟는 사교육비, 국론분열상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대한민국의현주소가 그들을 타국으로 밀어낸 것이며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그러나 막상 여유로운 삶, 자녀들의 교육을 생각하고 떠났지만 막상 현지에서 생활하다 보면 수 없이 딜레마에 빠지게 되며, 독한 의지 없는 이민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대상 국가선정을 비롯해 이민방법에 대해 철저히 비교분석하고, 무엇보다도 언어를 익힌 뒤 떠나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이민자들을 내보내는 것에 끝나지 않고 조기에 정착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되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 교회는 이러한 이민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지금의 한국교회는 이러한 이민 열풍을 막아줄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무관심하며, 역 이민으로 오는 반작용에 대한 심리적 위로와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교회는 이들이 이 땅을 떠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의논을 할 수 있는 상담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전문 상담자를 발굴해내고 체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비록 막힌 경제를 한순간에 풀어놓고 이들의 근심 걱정을 해소시킬 수는 없겠지만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해 이 사회에서 도피하는 것이 아닌 반대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용기를 주어야 한다. 또한 이민교회들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을 떠난 이들을 방황하고 타국에서까지 절망하지 않도록 따뜻하게 품어 마음의 평안을 찾고 정착할 수 있게 위로가 되어야 하고,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우리모두의 기도처럼 떠나고 싶은 나라가 아닌 오고 싶은 나라가 언젠가는 될 것이라고 믿으면서.. 김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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