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 신장에 이어 간까지 떼어주고... 독거노인 모시고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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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옥 안수집사와 부인 조옥자 집사(당리 광명교회) |
“적지않은 나이에 몸에 칼을 댄다는 것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내가 가진 몸뚱이지만 하나님의 것”이라고 고백하는 김영옥 안수집사(58, 당리 광명교회).
“하나님께서 ‘두려워 말라, 의심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왜 두려워하고, 의심해야하느냐”고 반문하는 그의 대답에 그 질문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는 그리 대수롭지 않은 듯 모든 일들을 행동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기이익을 위해 서로를 헐뜯고 상처주고 사는 세상 속에서 물질 보다 더 귀한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내어준다는 것은 김영옥 안수집사가 말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모태신앙으로 3대째 믿음을 지켜가고 있는 김영옥 안수집사는 당리 광명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그의 방안에 들어서자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온통 말씀으로 가득 찬 벽면이었다. “말씀의 글귀들로 온 방을 가득 채우고 싶어 따로 도배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김영옥 안수집사.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하나님의 이야기를 온통 쏟아놓았다.
〈편집자주〉
지난 7월 25일 그는 서울 아산병원에서 간 600ｇ을 떼어내는 대수술을 했다. 피도 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 이름조차도 모르는 사람에게 간을 떼어주기 위해 배를 60㎝나 가르고 간을 떼어내는 수술을 한 것이다. “내 것을 떼어주면 다른 사람 살 수 있다는데, 그 얼마나 귀한 일입니까,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따라 한 것뿐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말로는 참 쉬운 일이다. 하지만 생명을 담보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입에 담는 것도 어려울 듯하다. 김영옥 안수집사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다”고 고백한다.
그의 사랑나눔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벌써 그의 몸으로 3명의 다른 생명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처음 그가 사랑을 나누어준 사람은 백혈병에 걸린 초등학교 3학년 아이였다.
서울에서 우연히 공사장 일을 하던 중 동료들에게서 아이의 딱한 사정을 들은 것이다. 그는 이야기를 듣고 주저없이 그 아이에게 골수를 빼 주기로 했다. “하나님께서 그런 마음을 제게 울려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라 두려움 없이 성큼 골수를 내어줄 수 있었습니다”
그는 가족들 모르게 골수를 빼어주고, 또 다른 이에게는 신장을 떼어 주었다. 가족들이 알면 분명 말릴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가족들에게는 함구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외지에서 일을 하고 있던터라 가족들 몰래 대수술을 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간을 떼어주는 일은 그만 아내에게 들키고 말았다. 핸드폰을 두고 외출한 날 아산병원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안된다고, 할 수 없다고 화를 내기도 하고, 매달려 보아도 이미 그의 소신을 확고했다.
서울까지 따라나선 아내 조옥자(51) 집사는 남편이 배를 가르고 수술실을 나오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 병실에서 눈을 뜬 아내는 남편을 찾아갔다. 중환자실에 서 이틀만에 깨어나 “잠 잘 곳이 없어, 어떻하느냐”고 아내를 먼저 걱정하는 남편의 모습에 조 집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 수술을 한지 한달 이 넘었다. 하지만 아직도 김영옥 안수집사는 배에 복대를 하고 여름을 나고 있다. 그는 적어도 3개월에서 6개월은 치료를 해야하고, 일을 하기까지는 아직 1년 정도를 더 쉬어야 한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두 부부에게 1년은 참 긴 시간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김영옥 안수집사는 “공중의 새도 먹이시는데 하물며 우리를 굶게 하시겠느냐”며 웃어 보인다.
그는 어려운 살림에도 동네 독거노인을 함께 모시고 있다. “방도 하나 비고, 밥상에 숟가락 하나만 더 놓으면 되는데 어려울 것 있습니까”며 큰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98년에는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시신 기증을 등록했다.
김영옥 안수집사는 다른 사람이 어렵게 생각하는 일을 참 쉽게 생각하는 은사를 가진 것 같다. 그야말로 은사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구제의 마음들인 것이다.
“앞으로도 할 수 있을 때까지 가진 것을 내어 주겠다”며, “물질이 없어 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이며, 하나님께 사랑받는 자는 어떤 사람인지 그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손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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