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으로... 아가페 의료봉사단


아가페의료 봉사단과 동부교회 지체들
여기저기서 들려 오는 낯선 이국말들, 하지만 그들은 이국 땅에서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친근한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듯 보였다. “중국이 제1의 고향이라면, 제2의 고향은 부산 동부교회예요.”라며 밝게 미소짓는 중국인 근로자 판소금씨. 현재 삼보정밀에서 근무 중인 그녀는 “일이 끝나면 항상 교회에 들러 기도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교회에 오지 않는 날은 마음이 좋지 않아요.”라고 고백한다. 한국에서 교회와 하나님을 접하고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된 판소금씨는 중국과 음식 문화가 다른 한국의 맵고 찬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 위에 탈이 나 진료소를 찾게 되었다. 그리고 연신 “의사선생님께 감사하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동부교회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동부교회 지하 1층 친교실, 한국 대학생 선교회(C.C.C) 출신의 의대 졸업생들과 학생들의 기도회로 진료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몇몇 되지 않던 중국지체들은 어느새 친교실을 가득 채워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모를 정도로 많은 수의 지체들이 여기저기서 진료를 받고, 약을 타가고 있었다. 이날 진료는 현직 의사인 김상민, 김태균, 송차성, 구성룡, 박형석 간사가 맡았고, 의대학생들도 약을 조제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대부분 한국말에 서툰 중국근로자들이기 때문에 우정민 간사(C.C.C)와 동부교회 자매가 통역으로 봉사하였고, 아가페 의료봉사단원들도 어느 정도 중국어를 구사해 진료는 별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의료뿐만 아니라 중국어까지 구사하는 봉사단을 보면서 하나님이 참 기뻐하시는 일꾼들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벌써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아가페 의료 봉사단(한국대학생선교회 산하)은 동부교회에서 중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료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가페의료봉사단의 시작은 20년이 넘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현재 피지 선교사로 계시는 김용복 순장님을 선두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97년에는 정식 법인체로 등록하게 되었다.
부산 아가페의료봉사단은 자체적으로 장소를 빌려 의료봉사를 하다, 97년 평화교회와 협력사역을 통해 매달 셋째주 토요일 3시 30분부터 정기적인 의료선교를 펼치게 되었고, 지금은 동부교회와 부산중화침례교회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무료진료를 하고 있다.
동부교회와 아가페는 1년 반전 중국인 예배와 선교에 오랫동안 힘쓰던 동부교회(담임 김준태 목사)에서 의료봉사단을 찾은 것이 인연이 되었다. 이외에도 동부교회에서는 중국성도들을 위한 동시통역 시스템을 갖추어 주일 1시 반 예배를 함께 드리고 있다. 그리고 예배가 끝나면 한글과 영어, 성경공부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중국근로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리고 매주 2번씩 중국인 근로자들을 방문하여 그들의 어려움에 귀기울이고, 회사와의 중재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며, 중국인 근로자들의 인권까지도 돌보고 있다. 처음에는 중국에 관심있는 몇몇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100명이 넘는 중국인 성도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으니, 작은 돌봄과 섬김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동부교회 선교담당 김현일 전도사는 “작게 가지고 있건, 많이 가지고 있던 간에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진정으로 하나님께 빚진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하며, 중국인의 입장에서 그들을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도시빈민의료선교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아가페는 의료취약지역중심의 활동에서 의료취약층 중심으로 그 방향성을 점차 전향할 계획이다. 지난 4월 6일에는 부산 초량에 위치한 부산중화침례교회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무료진료를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매달 첫째주 주일 2시부터 정기적인 의료봉사를 할 계획이다. 그리고 한국대학생선교회 출신들뿐만 아니라 의료봉사에 뜻있는 이들의 많은 참여를 바라고 있으며, 특히 피부과 치과의라면 대환영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물리치료과, 방사선과, 임상병리과, 약학과 등 관련학과 출신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아가페는 많은 이들이 함께 참여하여 아가페만의 사역이 아니라 부산지역의 사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괜시리 ‘의사’하면 뭔가 딱딱하고 어려운 마음이 드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날 만난 ‘의사’는 대하기 불편한 사람들이 아니라 어려울 때 손을 뻗어 일으켜주는 이들이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바르게 사용할 줄 아는 이들이었다. 학생 때의 순수한 열정을 잃지 않고, 졸업을 한 후에도 이렇듯 아가페의료봉사단으로 마음을 모으고 있는 이들... 이들이 있어 요즘처럼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때에 숨이라도 쉬며 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가페의료봉사단과 동부교회, 인권의 4각 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섬길 줄 아는 사람들, 그들이야말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몸소 실천하신 섬김에 순종하며 따르는 아름다운 주의 일꾼들일 것이다.

무료진료일정
평화교회(전포동)
매달 셋째주 토요일 오후 3시 30분∼
동부교회(서동)
매달 첫째주 주일 오후 6시∼
부산중화침례교회(초량)
매달 첫째주 주일 오후 2시∼

/손진화 기자

200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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