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 빵공장에,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합동)현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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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수빵공장의 빵으로 유치원생들과의 점심을 같이 하며... |
「동족을 위한 사랑의 빵은 영적인 열매를 결실할 것을 확신」
- 묘향산에서 평양으로
묘향산 국제 친선 전시관을 뒤로하고 평양으로 오는 봉고차 안에서 일행은 강행군으로 인한 피로 때문인지 곤한 잠에 빠져든 것 같았다. 덕분에 나는 북한 땅의 소박한 시골 풍경을 마음대로 비디오에 담을 수가 있었다. 평양까지 3시간 여를 달려오면서 나는 이런 저런 생각으로 눈을 붙일 수가 없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들이 그렇게 반공을 외치고 김일성을 주적으로 매도(?)하면서 어떻게 선물을 보냈을까?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도 외국 원수나 유명인사들로부터 귀한 수많은 선물을 받았을 텐데 이것들을 어디에 두었을까? 이런 것들을 보관하기 위하여 퇴임하면서 대 저택을 장만하는 걸까? 김일성, 김정일 두 사람이 받은 선물이 십수만점이나 되고 전시관이 관광명소가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전직 대통령이나 국무 총리 등이 받은 선물을 한곳에 전시해 둔다면 볼거리가 없는 이 나라에 관광의 명소일 뿐만 아니라 상당한 외화 수입도 생길 것이 아닌가? 손바닥만한 나라의 남북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아니 같은 나라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평양과 시골이 이렇게 차이가 날수 있을까? 누구를 위한 분단이며 남북의 대다수 백성들은 누구를 위하여 적대 행위를 계속하고 있을까? 이런 북한 정권이 어떻게 남쪽과 계속적인 대치를 할 수 있으며 미국을 향하여 큰소리를 칠 수 있을까? 하도 어이가 없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우리들이 탄 차는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를 공연하는 평양인민 예술관에 도착하였다.
-봉수 빵 공장
우리가 북한을 방문한 제일 큰 목적은 봉수 빵 공장에 「대한 예수교 장로회(합동측)」이란 간판을 달고, 빵 공장이 잘 가동하고 있는지? 우리가 계획한 원래의 목표대로 빵이 공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도착하니 강영섭 위원장이 먼저 와서 대기하고 있었고, 공장장 격인 백유란씨가 공정과 문제점을 브리핑하였다. 빵 공장 현관에 들어서니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격을 느꼈다. 나의 작은 정성! 우리들의 온정이 북한동포들의 배고픔을 해결하는데 기여한다고 생각하니 감사 감격할 뿐이었다. 140여평의 2층 건물은 공장과 사무실, 보일라실, 회의실까지 갖추고 있었다. 책임자인 백유란씨를 포함하여 50여명이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하루에 밀가루 1톤으로 1만개∼1만 오천 개의 빵을 생산하는데 직원이 많은 것은 제빵과정이 자동화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된 빵은 당일 유치원과 보육원으로 보내지며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가정교회 교인들에게도 나누어준다고 하였다.
우리가 제작하여 가지고 간 간판으로 현판식을 하기 위하여 현관 앞에선 우리들은 역사적인 현장에 서 있다고 생각했다. 북한땅 평양에 「대한 예수교 장로회 총회(합동측)」이란 간판을 달 수 있다고 생각이나 하였던가?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 하리라"는 말씀에 따라 조선기독교 연맹과 시작한 첫 사업이 더욱 발전할 뿐 아니라 북한 복음화와 민족 통일의 귀중한 모멘트가 되기를 기도했다.
-창광 유치원 학생들과 빵으로 점심
1000여명의 원생들이 교육받고 있는 유치원은 평양의 많은 유치원 중에 하나이다. 월요일에 등교하면 토요일에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일행이 도착하니 큰 강당에 수백 명의 학생들이 봉수 빵 공장의 빵으로 점심을 먹고 있었다. 한말 정도 담으로 수 있는 통과 큰 주전자에 담겨있는 막 끓인 듯한 우유를 스텐 그릇으로 떠 마시고 있었다. 한 그릇씩 떠서 유치원생들과 같이 빵과 먹는 점심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잘 교육된 학생들은 우리들과 같이 달리기도 하고 포크 댄스도 추었다. 학예반, 운동반, 컴퓨터반, 음악반, 영어반 등을 돌아보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가 프로(?)급이었다. 회화체로 된 2페이지 정도의 영어 과목을 보지 않고 두 학생이 줄줄 외우며 대화했다. 음악책을 넘기면 서슴없이 계명창을 불렀다. 우리가 동요를 부르면 악보 없이 바로 피아노 반주를 하는 학생도 있었다. 나는 서기장을 향하여 "아이고 지금 통일되면 안되겠습니다. 내 손자를 이곳에 유학 보내야겠습니다"라는 농담에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북한에서는 어린 아이들은 탁아소에 보내고, 4살이 되면 유치원에서 숙식을 같이 하며 교육을 시키고 있었다.
획일적인 사상주입과 완전교육(?)의 현장을 확인하니, 억압과 굶주림 속에서도 지도자를 맹종하는 북한 주민의 현 주소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유치원생 10여명이 1시간동안 공연하는 환영회는 우리가 간혹 TV에서 북한공연을 보는 것과 비슷한 프로 수준이었다. 3층에서 환영회를 마치고 1층까지 우리들의 손을 잡고 내려와 우리가 탄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전송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이 뭉클하다 못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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