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교회와 교인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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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사진으로 본 평양전경 |
2002년 12월 20일 10:30분. 총회장 한명수 목사, 남북교류 협력 위원장 최승강 목사, 부위원장 박계윤 장로 등을 태운 KE 851편은 가장 가깝고도 먼 나라(?) 북한땅 평양을 향하여 힘차게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하늘높이 치솟았다.
평양 순안 공항까지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왜 북경을 향하여 날아가고 있을까?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분단국가의 통일이 이렇게도 멀고도 험난한 길일까? 60년 간 분단조국의 냉전상황을 참고,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일까? 세계 제일의 나라 미국을 갈 때도 나를 구원해 주신 예수님의 탄생지인 이스라엘에 갈 때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왜 이렇게 흥분되고 들뜬 기분일까? 내가 건축비를 전담한 봉수빵공장에 현판식을 하러 가는 것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북경에 도착 후 여장을 풀 겨를도 없이 북한 비자를 받기 위하여 생각보다 규모가 큰 주중 북한 대사관을 찾았다. 담당직원이 불친절하긴 해도 40여분만에 비자를 발급 받았다. 다음날 3명의 여직원이 근무하는 고려항공 북경지사에서의 직원들의 친절과 매너는 대사관과는 너무나 차이가 많았다.
오전 11:30. 고려항공 JS 152 편에 몸을 실으니 이제 평양에 간다는 어제의 흥분이 되살아났다.
100여석 정도의 조그만 소련제 비행기는 한국에서는 운행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가슴에 김일성 주석 뺏지를 단 아리따운 스튜어디스의 안내가 친절하긴 했지만 강한 억양 때문인지는 몰라도 동족간에 너무나 큰 문화적 이질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승무원이 전해주는 ‘로동신문’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장군의 찬양일색이고, 뒷면에는 미국을 비난하는 글로 가득 차 있었다.
안내 방송을 듣고 내려다본 압록강은 갈수기 때문인지 넓은 강바닥을 드러낸 체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많고 많은 산이 온통 알몸을 드러낸 것은 겨울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북한땅 이곳 저곳을 정신 없이 내려다보니 도착 안내방송이 나왔다. 공항 주변에는 높은 건물은 물론 2층 짜리 건물도 보이지 않고 이곳저곳에 마을들이 모여있고, 넓은 평야만 펼쳐져 있었다.
이름 높은 평양의 관문 순안 공항은 초라하다기보다는 아담하다고 할까? 활주로 주변의 잔디는 벌레를 잡기(?)위해 시커멓게 불태워졌고, 주변 시골길에는 많지 않은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옥상에 김일성 주석의 큼직한 초상화가 서 있는 12칸의 2층인 공항청사는 시골의 기차역과 비슷하다고 하면 가장 알맞은 표현일 것 같다. 비행장에는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 외에 한 대의 비행기가 대기하고 있는데도 쓸쓸해 보이지 않는 것은 전체 분위기에 알맞기 때문일 것이다.
입국 심사대는 2대 밖에 없고 짐을 검사하는 X-RAY검사기는 금년에 한 대 설치했다고 한다. 평양 주제 루마니아 대사가 우리와 같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기에 물어보니 이곳에는 VIP 대우 같은 것은 없다고 귀뜸했다. 이곳이 평양관문인 국제공항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조그만 나라 한반도의 양쪽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공항에는 조선그리스도교 연맹 서기장 오 경우 목사, 연맹조직부장 정금철, 봉수교회 백봉수 전도사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곳이 6.25 전에는 안식교의 본거지였다는 백전도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시원히 뚫린 4차선 도로를 달렸다. 도로 곳곳에는 김정일 장군과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는 강인한 인상을 주는 붉은 현수막이 우리들의 시선을 자극했다.
약 30분을 달리니 평양시가 나타났다. 순안 공항에서 왕복 4차선 도로를 달려오는 동안 마주 오는 차량은 2대밖에 볼 수 없는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 전개되었는데 평양은 완전히 딴 세상인 것 같다. 8차선 정도의 훤히 뚫린 거리에는 드문드문 차량과 자전거가 달리고 질서 있게 서 있는 가로수 아래로 시민들이 오가는 모습들은 차량과 사람들로 터질 것만 같은 서울과는 딴판이다.
단독주택은 볼 수 없고 관공서 건물과 공공건물 그리고 고층 아파트, 신호등도 없는 훤히 뚫린 도로, 많은 가로수와 녹지공간, 상당한 수준인 듯한 시민들, 깨끗한 거리, 이런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 도시이다.
잘 정리된 계획도시라 할까? 세계 최고의 도시라 할까? 전혀 손댈 필요 없는 도시, 완성된 도시라 할까? 여기에 평양시내를 흐르고 있는 보통강과 대동강변에 늘어선 수양버들은 천혜의 아름다움에 낭만마저 더해준다. 시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108층의 유경 HOTEL은 건축 중에 있지만 그 위용을 마음껏 떨치고 있는 듯 하다.
여기에 거리마다 건물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우리와 영원히 함께 계신다」,「위대한 동지 김정일 장군을 중심으로 혁명의 수뇌부를 목숨 바쳐 사수하자」,「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무조건 한다」,「자력갱생」,「자주, 평화, 친선」이란 글들이 붉은 바탕에 흰글 또는 흰 바탕에 붉은 글로 뒤덥혀 있는 것은 평양의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져 있다고 할까? 어느덧 우리들이 탄 차는 수양버들이 늘어서 있는 보통강변을 따라 보통강 HOTEL에 도착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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